KB국민카드가 2년 동안 준비한 차세대 시스템을 조만간 선보인다.
이 프로젝트에 1천억 원대의 자금이 투입됐다. 최근 몇 년 동안 카드업계가 경쟁 심화와 수수료 인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을 볼때 결코 적지 않은 투자다.
28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차세대 시스템 ‘KB국민 Keasy’가 16일부터 운영되면서 추석연휴 때 KB국민카드에서 일부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차세대 시스템은
이동철 사장의 전임 윤웅원 사장 시절인 2017년 6월 이사회를 통해 결의된 사항이다. 이사회 결의 2년3개월 만에 드디어 첫 선을 보이는 셈이다.
KB국민카드는 LGCNS와 손잡고 전산장비와 소프트웨어, 운영체제를 전면 교체하는 대대적 작업을 2년에 걸쳐 진행했다.
KB국민카드는 차세대 시스템을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분석 등을 통해 고객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차별화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핀테크 연계, 비대면채널 확대 등 미래 성장동력을 키운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동철 사장도 차세대 시스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디지털 기술의 확산은 단순히 서비스 마진 축소와 고객 편리성을 높이는데 그치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개방과 혁신의 디지털회사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차세대 시스템의 성공적 구축을 완수해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꾸준히 디지털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한 뒤 KB국민카드를 ‘디지털마케팅회사’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추진해야 할 구체적 분야로 빅데이터와 커넥티드카 등을 들었다.
KB국민카드는 2017년과 지난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전체의 절반이 넘는 인원을 디지털부문 인력으로 선발했다. 디지털 분야 경력직도 같은 기간 50명 가까이 채용했다.
이 사장은 디지털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 초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디지털본부 안에 디지털혁신부, 디지털개발부를 신설하고 데이터 주도의 마케팅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데이터전략본부 안에 챗봇플랫폼팀, 데이터상품팀도 새로 만들었다.
물론 다른 카드회사들도 디지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카드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에 대처해 디지털금융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카드수수료율 인하와 각종 페이의 확대 등 결제업계를 둘러싼 변화에 따른 순이익 하락을 겪고 있다.
신한카드는
임영진 사장이 취임한 뒤 단순 결제회사에서 디지털 플랫폼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신한카드를 디지털회사로 바꾸기 위해 2020년까지 전체 임직원의 50%를 디지털사업과 관련된 인력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세워뒀다.
삼성카드 역시 디지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원기찬 사장은 ‘실용주의적 디지털화’를 경영화두로 내세우며 다른 카드회사보다 앞서 삼성카드의 디지털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카드는 올해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기존 3곳의 사업본부에 글로벌사업본부와 신성장R&D사업본부를 추가했다. 또 매월 진행되던 디지털영업추진회의 구성원도 기존 디지털 관련 부서 외에 신용카드사업부, 글로벌사업부 인원도 참여하도록 했다.
‘글로벌’과 ‘디지털’을 두 축으로 하나카드의 핵심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하나카드는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