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손 회장은 10월에 중동과 북미를 모두 방문해 기업설명회를 연다.
손 회장은 8월 말 북미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신규 투자자를 유치할 계획을 세웠지만 이를 바꿨다.
손 회장이 계획을 변경한 이유로는 최근 국내 금융주를 향한 외국인의 관심이 줄었다는 점이 꼽힌다.
국내외 악재로 국내 금융주 선호도가 바닥인 지금을 피해 해외 기업설명회를 여는 것이 신규 투자자 유치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회사 주식의 외국인 보유율도 최근 한 달 동안 0.3~1.4%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우리금융지주는 외국인 보유율이 약 0.3%포인트 떨어져 수치만 놓고 보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적다.
하지만 외국인 보유율이 다른 금융지주의 절반 수준인 30%가량이기 때문에 외국인 보유율이 줄어든 비율로 따지면 다른 금융지주들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중동 국부펀드가 우리금융지주 지분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점도 손 회장이 일정을 조정한 이유로 파악된다.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중동의 한 국부펀드가 우리금융지주 지분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동 국부펀드는 우리은행이 우리카드 지분 100%를 우리금융지주에 넘긴 대가로 받게 되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5.83%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법은 순환출자를 막기 위해 자회사가 모회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우리은행은 9월 보유하게 될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6개월 안에 모두 처분해야 한다.
우리은행이 보유하게 될 우리금융지주 지분 5.83%의 가치는 현재 주가 수준으로 봤을 때 45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금액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최고경영자인 손 회장이 직접 가서 지분 투자를 설득할 필요성이 커 보인다.
손 회장은 바쁜 일정을 감안해 중동으로 간 김에 북미까지 다녀오는 방식으로 해외 기업설명회 일정을 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손 회장이 파생결합증권 사태 수습에 집중하기 위해 해외일정을 조정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최고경영자가 자리를 비우는 데 손 회장이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우리은행 특별검사는 23일부터 시작돼 한 달여 동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특별검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최고경영자가 자리를 비우는 모습이 좋지 않게 비춰질 수도 있다”며 “9월 첫째 주에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해야 한다는 점도 손 회장이 일정 조정에 고려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