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그룹 글로벌사업의 핵심거점인 베트남에서도 ‘하나의 신한(원 신한)’을 내세워 베트남 현지에 최적화된 종합금융그룹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을 비롯해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DS 등을 앞세워 베트남에서 사업 확장을 꾀하며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한 수익원 확보에 힘쓰고 있다.
26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의 베트남 진출의 핵심전략은 ‘원 신한’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현지화 전략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이다.
각 계열사의 개별사업 진행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아닌 베트남 현지의 기업 및 개인 고객을 확보해 외국계 기업이 아닌 현지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조 회장이 2017년 3월 지주 회장에 취임할 때부터 글로벌에서 그룹 계열사들이 유기적으로 서로 사업에 도움이 되는 형태를 목표로 세워뒀다.
조 회장은 취임식에서 “그룹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강화해 글로벌에서 제2, 제3의 신한금융그룹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2년여 동안 신한금융그룹의 최대 해외거점인 베트남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의 사업 확장을 지원하며 목표했던 대로 베트남에 제2의 신한금융그룹을 세워가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2017년 12월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소매금융(리테일)을 인수해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 1위로 올라선 뒤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018년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 지점 4곳을 추가로 연 데 이어 올해도 호찌만과 하노이, 다낭 등에 지점 6곳을 추가로 세우며 영업력을 점차 베트남 전역으로 넓혀가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현지 기업 및 고객 비중을 늘리기 위해 직원 1700명 가운데 97%를 현지인으로 충원하고 현지인 지점장을 채용하는 등 외국회사가 아닌 베트남 현지회사로 다가가기 위해 힘쓰고 있기도 하다.
신한카드도 2018년 1월 베트남 푸르덴셜파이낸스를 인수한 뒤 올해 7월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신한카드는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비은행금융업 라이선스를 활용해 소비재, 자동차 할부금융 등 소매금융으로 사업을 확장해 멀티파이낸스(종합금융)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신한베트남은행이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신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2017년부터 매년 베트남에서 대출채권 유동화, 동화(베트남 통화) 채권 발행 등 굵직한 거래(딜)를 성공시키고 있다.
현지통화로 된 채권을 발행해 이를 베트남 기관투자자들에게 판매까지 하면서 실질적 의미의 현지화 거래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 베트남법인이 거래를 발굴하면 신한금융그룹 GIB사업부문이 최적의 발행구조와 관리까지 설계하고 신한베트남은행 등이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글로벌에서 ‘하나의 신한’의 경쟁력이 입증된 사례로도 꼽힌다.
금융 관련 IT시스템을 다루는 신한DS도 지난해 9월 베트남 법인을 세우고 베트남에 진출한 계열사들에게 본격적으로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를 제공하고 새 디지털금융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단순히 각 계열사의 해외진출이라는 개념이 아닌 진출한 국가에 완전히 현지화된 금융그룹을 세우겠다는 조 회장의 목표에 한걸음 다가선 셈이다.
이를 위해 단순히 수익을 거두는 사업뿐 아니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운영하고 있으며 신한베트남은행을 중심으로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의 베트남 직원을 통해 베트남에서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7월 신한카드 베트남법인 출범식에서 “앞으로 원 신한(하나의 신한) 관점에서 그룹사 협업을 통한 다양한 사업모델을 마련해 베트남에서 신한금융그룹을 최고의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우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