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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희, 동부의 대정부 창구 역할 주목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4-16 16: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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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희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의 두 발전회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회장으로 영입된 뒤 곧이어 발전회사를 맡게 된 것이다. 그런데 두 발전회사들이 모두 정부와 풀어야 할 과제들을 안고 있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최 회장을 영입한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최연희, 동부의 대정부 창구 역할 주목  
▲ 최연희 동부그룹 회장 <뉴시스>
16일 동부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5일 동부발전삼척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또 같은날 동부하슬라파워 대표이사에도 선임됐다.


최 회장이 두 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김준기 회장이 ‘절친’인 최 회장의 힘을 빌리려고 회장에 영입했다는 관측이 더욱 신빙성을 얻게 됐다. 동부그룹의 발전사업은 현재 발전소 건설 승인 지연과 감사원 감사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동부그룹에서 발전사업을 담당하는 동부하슬라파워는 지난해 초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6차전력수급계획의 화력발전소 사업자로 선정됐다. 동부하슬라파워는 100만k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2020년까지 강릉에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전기위원회로부터 발전소 건설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전제조건인 전력계통 건설에 문제가 있어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하슬라파워의 발전소는 사업자 선정 당시 불확실 대응설비로 분류됐다. 발전소와 변전소가 너무 떨어져 있어 장거리 송전선로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전기위원회는 사업을 허가하기 전에 동부하슬라파워가 송전선로 등 설비보강을 먼저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문제는 설비보강이 어렵다는 점이다. 동부하슬라파워의 강릉 발전소 위치는 신영주 변전소로부터 약 140km에 떨어져 있다. 민간 사업자가 장거리 송전망을 시공했던 사례가 없어 난처한 상황이다.


특히 송전망이 지나는 주변의 주민과 마찰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예상된다. 동부하슬라파워의 한 관계자는 “발전소 사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지역주민과 민원발생 확률이 높은 것”이라며 “밀양송전탑 사태 이후 전기위원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부하슬라파워는 일단 송전선로를 최대한 단축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또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와 불가피한 마찰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뾰죽한 해법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최 회장이 힘을 발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의 향후 역할은 최근 감사원이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감사에 들어가게 되면서 더욱 중요해지게 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당시 발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동부그룹의 위기로 사업진행 능력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난 동부하슬라파워가 발전사업자로 선정됐다”며 “계획 수립 과정에서 정부가 일부 민간발전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사실이 있었는지 철저하게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18개 업체가 받은 채점 결과 모두에서 소수점 이하까지 똑같은 채점이 발견됐다며 사전에 이미 점수가 결정된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동부하슬라파워처럼 장거리 송전선로를 마련해야 하는 발전사업자들에게 유리한 점수를 준 사실도 지적했다.


동부하슬라파워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지난 국감에서 밝혀진 민간발전사업자 평가서에 따르면 한 업체의 경우 발전소와 변전소의 거리가 불과 10km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동부하슬라파워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감사원이 본격적으로 감사에 들어가게 되면 김준기 회장이 최 회장을 로비창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최 회장이 발전소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정관계를 상대로 직접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동부의 현 상황이 지난해 동양의 복사판이라고 지적한다.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파워는 지난해 3월 최 회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당시 동양파워가 삼척지역 석탄화력발전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최 회장을 영입했다는 말이 나왔다. 최 회장 덕분인지 동양파워는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GW급 삼척석탄화력발전 사업 허가를 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 7일 동부그룹 건설∙디벨로퍼 분야와 농업∙바이오 분야의 회장을 맡았다. 당시 재계는 김준기 회장이 국회의원 4선을 지낸 최 회장의 정치력을 기대하고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건설과 농업 분야를 맡겼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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