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이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논란에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큰 파생결합증권과 반대구조로 상품을 설계해 주요국의 금리 하락으로 오히려 수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왼쪽),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이사 사장. |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은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10년물 금리와 유로스탁스(EUROSTOXX) 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을 통해 5%대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는 7월 13억 원 규모의 파생결합증권을, 유안타증권은 4월 50억 원 규모의 파생결합증권을 판매했고 이 상품들은 모두 수익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의 원금손실 가능성이 커진 데다 불완전판매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투자증권 등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이 판매한 파생결합증권은 모두 수익구간에 있어 안전하다"며 "금리 인하에 따른 원금손실 위험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이 내놓은 파생결합증권이 수익을 내고 있는 이유는 논란이 된 파생결합증권과 ‘반대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파생결합증권은 금리, 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금융상품으로 기초자산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기대수익률은 최대 연 5~6%에 그치는 반면 금리가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면 원금 전체를 잃을 수 있는 ‘초고위험’ 상품으로 꼽히는 만큼 설계구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파생결합증권의 수익구조는 기초자산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투자할 때 수익구조 위험성이나 기초자산의 현재 상황을 자세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큰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인 미국과 영국의 이자율스와프 금리,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승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하락세에 들어서자 원금손실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7월 말 기준으로 미국과 영국 이자율스와프 금리 연계형 파생상품의 판매잔액 6958억 원 가운데 5974억 원(85.8%)이 손실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금리 수준이 유지되면 예상손실률은 56.2%에 이른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형 파생상품은 독일 국채 금리 하락폭이 큰 데다 만기도 짧아 예상손실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7월 말 기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형 파생상품의 판매잔액 1266억 원 전부는 이미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현재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되면 예상손실률은 95.1%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달리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은 주요국 금리가 ‘하락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리버스 구조’로 파생결합증권을 설계했다.
미래에셋대우가 내놓은 파생결합증권은 유로스탁스 50지수가 50% 이하로 떨어지지 않거나 미국 이자율스와프 10년물 금리가 165% 이상 오르지 않으면 수익이 난다.
유안타증권의 파생결합증권도 미국 금리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이뤄졌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파생결합증권을 통해 수익을 냄에 따라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은 투자자들로부터 자산운용 역량을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와 유안타증권은 과거 금리흐름에 의존하기보다 앞으로 금융시장의 방향을 살펴 파생상품을 설계한 결과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