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조선이 경영 정상화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일본 조선사들의 수수텃밭인 중소형 LPG(액화석유가스)운반선으로 건조 선박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15일 대선조선에 따르면 앞으로 LPG운반선의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선조선은 연안여객선, 어업지도선, 참치선망선 등 특수선부문에서 13척의 일감을 확보해뒀다.
반면 상선부문 일감은 1천 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단위)급 컨테이너선 4척 뿐이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상선부문에서 수주 범위를 넓히기 위해 LPG운반선 수주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노후화한 LPG운반선의 교체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계획의 첫 단추는 이미 꿰었다.
GS칼텍스가 앞서 7월 말 상지해운을 통해 대선조선에 3500CBM(입방세제곱미터)급 LPG운반선 1척을 발주했다.
3500CBM급 LPG운반선은 일반적으로 소형 LPG운반선으로 분류되며 대선조선은 이 급수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설계와 기술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건조해본 경험이 없어 대선조선에게는 말 그대로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이는 대선조선이 일본 조선사들의 수주텃밭에서 입지 확보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소형 LPG운반선 수주시장의 패권은 한국의 현대미포조선이 쥐고 있다. 그러나 현대미포조선은 6500CBM 이상급의 중형 LPG운반선을 주력으로 건조하고 있다.
3500CBM 안팎의 소형 LPG운반선으로 좁히면 이마바리조선, 오시마조선, 나무라조선 등 일본 조선사들이 수주를 독점하고 있다.
대선조선은 원래 소형 컨테이너선과 6500CBM급 중형 LPG운반선, MR탱커(순수화물적재량 5만 DWT 안팎의 액체화물운반선)등 중형 선박을 폭넓게 건조했던 조선사다.
그러나 현대미포조선이나 일본, 중국 조선사들과 수주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소형 컨테이너선만을 수주하며 명맥을 잇고 있다.
대선조선이 다시 LPG운반선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일본 조선사들이 주도하는 시장에 도전할 만큼의 여유를 찾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선조선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단 1년도 흑자를 내지 못하다 지난해에 와서야 특수선에서 활로를 찾아 영업이익 42억 원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경영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LPG운반선은 LNG운반선만큼은 아니지만 일반화물선이나 컨테이너선보다는 고부가 선박이다. 따라서 대선조선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면 경영 정상화에 이르는 시점을 더욱 앞당길 수 있다.
업황은 대선조선에 유리하다. LPG운반선은 물동량 증가와 더불어 발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배세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북미지역에서 LPG가격이 급락하면서 아시아로 수출하는 미국산 LPG의 양이 늘고 있다”며 “2년 뒤에는 현재 글로벌 수주잔고가 물동량 증가세를 커버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LPG운반선의 발주가 하반기부터는 회복될 것”이라고 파악했다.
이미 LPG운반선의 운임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7월 LPG운반선(3만5천 CBM급 표준 LPG운반선) 1척의 하루 운임은 3만 달러를 넘어섰다. 2016년의 4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18년의 1만5천 달러를 두 배가량 웃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