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판매 반등을 위해 주력 차종에 가솔린모델을 계속 추가할까?
쌍용차는 차량 라인업을 SUV로만 꾸리고 야외활동에 최적화한 SUV의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디젤 단일모델을 고집해 왔는데 가솔린 SUV 수요가 늘어나는 데 대응하기 위해 주력 차종에 가솔린모델을 확대할 수 있다.
2일 쌍용차에 따르면 이르면 8월 안으로 코란도 가솔린모델을 출시한다.
쌍용차는 소형 SUV인 티볼리에서는 가솔린모델을 주력으로 삼았지만 이보다 몸집이 큰 차종에서는 디젤모델에 집중했기 때문에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쌍용차가 소형 SUV가 아닌 차급에서 가솔린모델을 내놓는 것은2004년 뉴 코란도의 가솔린모델 단종 뒤 15년 만이다. 올해 3월 코란도C를 8년 만에 완전변경해 내놓을 때도 디젤모델만 출시했다.
그러에도 예 사장이 코란도 가솔린모델을 내놓는 것은 디젤 모델의 선호도가 뚜렸했던 SUV시장에서 소비자의 기호가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부진해 판매 반등이 절실한 상황에서 소비자 수요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SUV 강자라는 이미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가솔린모델을 출시한 이유로 꼽힌다.
애초 SUV는 스포츠 활동에 최적화해 기획된 차량이지만 성능뿐 아니라 공간 활용성 등을 이유로 SUV를 고르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면서 정숙성이 강점인 가솔린 SUV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코란도의 경쟁차인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만 들여다봐도 가솔린모델 판매비중이 크게 늘었다.
올해 1~7월 현대차 투싼은 모두 2만82대 팔렸는데 이 가운데 13.1%가 가솔린모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솔린모델 판매비중은 9%로 2018년보다 4.1%포인트 늘었다.
기아차의 스포티지는 가솔린모델 판매비중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2018년 1~7월 스포티지 가솔린모델 판매비중은 11.2%였는데 올해에는 21.7%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보다 몸집이 큰 SUV에서도 가솔린모델은 이전보다 많이 팔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가솔린모델 판매비중이 1/4에 이르고 중형 SUV인 싼타페나 쏘렌토도 가솔린모델의 판매비중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예 사장이 대형 SUV인 G4렉스턴과 픽업트럭인 렉스턴스포츠에도 가솔린모델을 추가로 두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디젤 단일모델만으로는 판매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디젤차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예 사장이 가솔린차로 중심축을 옮길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유류비 부담이 늘고 중고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디젤차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등에 혜택을 주면서 노후화한 경유 차량에 지원금을 늘리고 경유세 인상을 검토하는 등 디젤차 감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더구나 소비자들의 친환경 인식이 높아지면서 디젤차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 사장은 2021년 출시를 목표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는 만큼 당장 판매를 늘려줄 수 있는 카드가 절실하다.
코란도 가솔린모델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다른 모델에서도 가솔린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쌍용차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량을 16만3천 대로 잡았는데 7개월이 흘렀음에도 판매량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쌍용차는 올해 1~7월에 자동차를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7만8687대 팔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