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BNK금융지주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은행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부진한 성적표와 달리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김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6년 10.1%에서 지난해 말 16.2%, 올해 상반기 16.1%로 6%포인트가량 높아졌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은행 계열사들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경기침체 여파로 최근 수년 동안 순이익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은행 계열사들이 약진하며 그 공백을 메우고 있는 모양새다.
김 회장이 취임 초부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치우친 그룹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계열사끼리 시너지 확보에 공을 들여온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 강화의 핵심 계열사로 꼽았던 BNK투자증권이 눈에 띄는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이 500%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이 1년 전보다 429.1% 급증했다.
BNK투자증권은 2017년에 순이익 규모가 19억 원에 불과했는데 2018년 114억 원, 올해 상반기 127억 원을 각각 거뒀다. 절대적 규모로는 아직 그룹의 비은행 주력 계열사인 BNK캐피탈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가파른 성장세다.
김 회장은 마뜩한 증권사 매물이 없는 만큼 다른 금융지주처럼 외부 인수합병이 아닌 자체적으로 증권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는데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할 당시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2천억 원 수준이었는데 김 회장은 최소 5천억 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뒤 지주의 유상증자 지원 등으로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4천억 원 수준까지 불었다.
BNK투자증권은 자체적 경쟁력 강화로 가닥을 잡은 만큼 전국구 영업보다는 부산·울산·경남 등 연고지와 그룹 차원에서 공략하고 있는 수도권에 집중해 투자금융(IB) 영업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이 BNK투자증권의 큰 방향을 잡았다면 조광식 BNK투자증권 대표이사가 그 뜻을 이어받아 BNK투자증권의 투자금융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 조광식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조 대표는 이트레이드증권 IB사업본부장과 법인영업본부장, 하이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 등으로 일한 투자금융 전문가로 김 회장이 취임한 직후인 2017년 11월부터 BNK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조 대표는 기존 BNK투자증권의 부동산금융 중심 투자금융사업에서 벗어나 DCM(채권자본시장), ECM(주식자본시장), 구조화금융, 대체투자 등으로 확대 개편하고 외부 인력 50여 명을 새롭게 충원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어부산, 웹케시 기업공개(IPO) 인수단에 참여하고 인수합병시장에서 인수자문을 성사하는 등 다양한 투자금융 실적을 거두고 있다.
김 회장이 은행과 증권사의 협업을 위해 세운 ‘부산울산경남 CIB센터’, ‘서울 CIB센터’를 바탕으로 BNK투자증권은 항공MRO(정비사업) 신설법인 출자 및 국내 최초 실물 양식투자펀드인 ‘BNK참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 투자 등 새 수익원 찾기에도 분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BNK투자증권 점포는 부산·울산·경남과 서울에 각각 1곳씩 모두 4곳에 불과하지만 연고지 기업과 지역 특색을 살려 투자금융 영업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증권사 사장만 15년을 해온 김 회장의 전폭적 지지 아래 조 대표가 BNK투자증권의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