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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 메모리반도체 감산 동참할까, 반도체업황 회복의 분수령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9-07-29 14: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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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공급과잉을 완화하고 생산 차질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경쟁사를 뒤따라 D램과 낸드플래시의 생산 감축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과 투자 축소는 지난해 말부터 급격하게 악화된 반도체업황을 회복세로 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도 메모리반도체 감산 동참할까, 반도체업황 회복의 분수령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9일 “반도체업황이 바닥을 지나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효율화 여부와 규모가 관건”이라고 바라봤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업황은 지난해 말부터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급격한 침체기에 접어들었지만 2분기 말부터 점차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까지 부진했던 서버업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재개되며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반등하는 한편 스마트폰 등 IT기기 성수기 효과도 점차 반도체업황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을 예상한 고객사들이 적극적으로 재고를 축적하면서 수요가 더욱 증가해 가격 상승을 이끄는 선순환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규제로 생산에 차질을 겪을 가능성까지 떠오르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기업들의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일시적 가격 상승이 업황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그동안 공급과잉과 수요 감소로 급증한 반도체기업과 고객사의 메모리 재고가 모두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면 업황 회복이 본격화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반도체기업들이 현재 수개월치 분량을 쌓아두고 있는 메모리 재고를 정상화할 때까지 생산을 적극적으로 감축해야 업황이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도시바메모리 등 반도체기업은 일제히 올해 반도체 생산공장 가동과 시설투자 규모를 계획보다 더 줄인다고 발표하며 업황 개선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는 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시장에서 모두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 여부가 올해와 내년 반도체업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아직 반도체 생산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내놓은 적이 없는데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새 메모리반도체공장 2곳의 가동도 시작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경쟁사가 반도체업황 악화로 고전할 때 오히려 공장 가동과 생산 투자를 더 확대해 시장에서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종종 사용해 왔다.

이번에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업황 침체기가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전자가 이전과 달리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를 뒤따라 반도체 생산 감축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사업에서 실적을 유지하기 점점 불안해지고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업황 악화로 실적에 타격을 받아도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등 다른 사업부문에서 이를 만회하면서 반도체사업에 중장기 시장 전략을 추진할 여력이 있었다.

반면 지금은 메모리반도체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에 반도체사업의 실적을 유지하는 일은 가장 우선적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IT업황 침체와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규제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도 삼성전자가 투자 확대를 지속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도 메모리반도체 감산 동참할까, 반도체업황 회복의 분수령
▲ 중국 시안(왼쪽)과 경기 평택시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 감축과 투자 축소계획을 공개적으로 내놓는다면 고객사들도 반도체기업에 가격 인하 요구를 멈추고 재고 축적에 집중하며 수요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기존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을 일부 중단하거나 평택과 중국 시안의 새 반도체공장 가동계획을 미루는 등 뚜렷한 감산계획을 제시해야만 한다는 말도 업계에서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설투자 등 계획을 지금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곧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콘퍼런스콜을 열고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사업의 올해 추진방안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 메모리반도체 감산 및 투자계획에 관련해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이승우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의 끝이 가시화되면서 삼성전자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며 “과도한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축소하려면 감산밖에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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