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도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들처럼 별도의 연구조직을 만들까?
JB금융그룹이 명실상부하게 호남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한 데 이어 최근 금융지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연구조직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 8곳(한국금융지주 제외) 가운데 JB금융지주는 유일하게 연구소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각각 BNK금융경영연구소와 DGB경영연구소를 운영하며 연고지를 중심으로 지역경제 동향 및 지역 주력업종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JB금융지주를 제외한 지방금융지주 두 곳은 오래 전부터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BNK금융연구소는 1996년 세워진 부산은행 자회사인 ‘부은경영정보연구소’를 모태로 삼는 연구소로 현재 BNK금융지주 아래 부서로 운영되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초 롯데경제연구소장으로 일했던 구영훈 소장을 영입하고 ‘동남권연구센터’를 신설하는 등 지역 중심의 연구센터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DGB경영연구소는 1972년 대구·경북지역 최초 경제연구소로 세워진 대은금융경제연구소를 모태로 삼아 현재 DGB금융지주 아래 부서로 운영되고 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2018년 5월 취임한 뒤 외부 공모를 통해 DGB경영연구소장 적임자를 찾으려했지만 결국 지난해 말 오성호 당시 대구은행 경영기획 겸 영업지원본부장을 DGB금융지주 미래전략본부장 겸 DGB경영연구소장으로 임명했다.
다른 지방금융그룹과 달리 그동안 JB금융그룹에 별도의 연구소나 연구조직이 없었던 이유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작았던 ‘덩치’에서 찾을 수 있다.
JB금융지주는 전북은행을 모태로 설립된 금융그룹으로 지주사가 세워졌던 2013년에 그룹의 자산규모는 14조 원에 불과했다.
당시로서는 전북지역만을 연고지로 은행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었던 만큼 별도의 연구조직을 꾸릴 여력이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낮았다.
다만 그 뒤 JB금융그룹은 JB자산운용, 광주은행,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등을 잇달아 인수해 덩치를 불리며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 우뚝 섰다. 자산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46조5273억 원까지 불었다.
기존에 전북지역만을 연고지로 삼던 때와는 달리 여러 계열사를 통해 호남지역은 물론 캄보디아 등 글로벌에서도 사업을 펼치면서 지역경제와 주요 산업 동향을 살펴야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3월 취임한 뒤 JB금융지주의 ‘컨트롤타워’ 역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연구조직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른 금융그룹처럼 ‘브레인’ 역할하고 있는 연구소를 만들어 지주 차원에서 그룹의 방향성과 전략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이 내실을 다지기 위해 외형 확장보다는 연고지 밀착영업을 주문하고 있는 만큼 지역민들에게 유용한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지역민과 접촉면을 넓힐 필요성도 있다.
다만 올해 주요 과제로 자본 건전성 강화를 꼽고 비용 감소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연구조직을 이른 시일 안에 만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JB금융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그룹의 덩치가 작아 연구조직을 따로 마련하는 방안보다는 내부 조직들이 필요에 따라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며 “연구조직을 만드는 방안은 현재로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