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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메르스 리더십' 놓고 여야 날선 공방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6-15 17: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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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의 '메르스 리더십' 놓고 여야 날선 공방  
▲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오후 서울지역 메르스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서울 고대구로병원을 찾아 메르스 관련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의 메르스 대응방식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뜨겁다.

여당과 보수진영에서 박 시장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조차 박 시장의 최근 행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여야 의원들은 박 시장의 메르스 사태 대응을 놓고 날선 공방을 펼쳤다. 여당의원들은 박 시장이 메르스 사태를 이용해 선동과 포퓰리즘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야당의원들은 불안과 공포를 키운 정부가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슨 난리가 난 것도 아닌데 한밤에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허위과장된 사실로 국민공포를 확산시킨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는 과학으로 퇴치할 수 있지만 정치를 어지럽히는 선동주의, 절망과 환상을 뿌리는 포퓰리즘이라는 바이러스는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당내 의원모임인 ‘아침소리’에서 “정부의 무능·초동대응 실패·늑장대응 등을 빌미로 박 시장이 선거도 아닌데 흑색선전을 일삼고 심지어 계급갈등까지 조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인숙 의원은 서울시가 삼성서울병원 비정규직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키로 한 데 대해 “보건소에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서울병원 비정규직에 대한) 전수조사는 누가 하느냐. 정치놀음도 분수가 있는데 기가 막힌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있는데, 정부의 적반하장 태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메르스 대응에 실패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키운 것은 바로 정부다. 만약 수사해야 한다면 그 대상은 바로 정부 자신”이라고 반박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검찰이 수사할 사람은 유비무환의 박 시장이 아니라 근무태만과 직무유기를 한 무사안일한 행정부 관료들”이라고 비난했다.

유승희 최고위원 역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서 메르스를 퇴치해야 할 때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와 싸우고 박 시장과 싸우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검찰은 박 시장을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의료혁신투쟁위원회라는 보수성향의 단체는 메르스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로 박 시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박 시장은 4일 밤 메르스 관련 긴급브리핑을 갖고 정부에 메르스 관련 정보공개를 촉구하며 서울시 차원의 대책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 과정에서 35번 확진 환자가 재건축조합원 총회에 참석하는 등 메르스 확산 방지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해당환자의 확진 판정일과 행사 참석시점을 놓고 논란이 크게 일었다.

박 시장이 메르스에 대응하면서 공격적 행보를 보이자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월권행위라며 비판하면서도 뒤늦게 병원이름을 공개하는 등 박 시장에게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 시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데 성공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집계한 6월 2주차 지지도 조사에서 박 시장은 김무성 대표를 제치고 여야 전체를 통틀어 1위에 올라섰다. 박 시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지지율이 6.1%포인트 급등해 19.9%를 기록했다. 지난 1월1주차 이후 1위에 올라선 것은 약 5개월만이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10% 이상 급락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3.8%포인트가 하락해 2주 연속 지지율이 떨어져 여야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2위로 밀려났다.

박 시장의 메르스 대응방식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여당 일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15일 “박 시장의 문제제기 때문에 지자체를 포함한 대한민국 전체의 완벽한 혼연일체 메르스 대응체계가 갖춰졌다”며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박원순의 '메르스 리더십' 놓고 여야 날선 공방  
▲ KBS 개그콘서트 '민상토론'의 한 장면.
김 의원은 “박 시장이 그 당시 충분히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황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발표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느냐,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있는데 여기에서 박원순 시장은 성공했고, 정부는 실패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시장은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선주자로 위상도 높아지자 보수진영의 박 시장에 대한 견제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KBS ‘개그콘서트’는 14일 민상토론이란 한 코너에서 메르스에 대한 보건당국의 위기대처능력을 풍자하는 내용을 선보였다.

출연자 가운데 개그맨 김대성은 박 대통령과 박 시장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가운데 하나를 고르며 박 시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인터넷미디어협회라는 한 단체는 이 개그 코너가 박 시장을 찬양하고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난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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