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인도를 중심으로 하반기에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현대건설기계는 2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2019년 실적을 방어해야 할 처지에 놓였는데 이에 따라 성장 잠재력이 있는 인도시장이 지니는 의미가 더욱 커졌다.
25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건설기계 하반기 실적 반등에는 인도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건설기계시장의 하반기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인도는 상반기 총선 이후 2분기를 거쳐 4분기 확실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인도 및 신흥시장 개선을 확인한다면 현대건설기계 주가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기계는 전체 매출의 20~30%를 중국에서, 10% 안팎을 인도에서 올리고 있어 절대 수치로만 따지면 중국이 인도보다 매출에서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잠재력, 이익 기여도, 회사의 시장지위 등을 살필 때 인도를 중심으로 현대건설기계가 실적 반등을 이룰 가능성이 더욱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 건설기계시장은 단일 국가로는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크다. 건설장비시장 조사기관 오프-하이웨이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굴삭기시장은 2020년을 기점으로 둔화하는 반면 인도 굴삭기 판매량은 2023년까지 해마다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기계는 2분기 인도에서 매출이 줄었지만 시장 점유율은 19.3%로 1분기보다 4.7%포인트 높이며 2위를 유지했다. 향후 인도시장이 성장하면 현지 인지도가 높은 현대건설기계가 사업을 확대할 기회도 더 넓어지는 셈이다.
현대건설기계가 인도 법인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점도 인도시장의 중요성을 높인다. 현대건설기계의 중국 법인 지분은 36%에 불과해 지배주주 순이익도 36%밖에 반영되지 않는다.
하반기 중국 법인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사업 계획상 중국 법인 지분 인수일정이 2020년 이후로 미뤄짐에 따라 당분간 중국시장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기영 사장은 현대건설기계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사한 2017년 4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어왔다.
공 사장은 2018년 중국과 인도시장 호황에 힘입어 현대건설기계 연결기준 매출을 3조2천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2017년 매출 2조5천억 원보다 28%가량 늘렸다.
현대건설기계는 실적 개선을 향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 초 매출목표를 2018년보다 12% 성장한 3조6천억 원으로 잡았는데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거둠에 따라 목표 재설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기계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9600억 원, 영업이익 2천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보다 매출은 9%, 영업이익은 5% 감소하는 것이다.
현대건설기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재집권 이후 3분기 몬순(계절풍) 시기를 지나 4분기부터 인도시장이 본격적 회복세에 접어들면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인도 건설기계시장은 총선 등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2018년보다 시장규모가 쪼그라드는 추세였다.
공 사장은 2013~2016년 3년 동안 인도 법인장을 역임하는 등 인도시장에 이해도가 높은 만큼 하반기 현대건설기계의 실적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공 사장은 인도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 백호로더(앞에는 굴삭기, 뒤에는 토사 등을 싣는 로더가 설치된 건설기계) 교체 수요에 대응한 소형 굴삭기 신제품을 내놓고 부품의 현지화 비율을 늘려 재료비를 절감한다.
생산시설도 기존 6천 대에서 1만 대까지 확대해 글로벌 공급기지로서 인도 공장의 지위를 굳히기로 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구체적 매출목표 조정은 제시하기 어렵다”면서도 “인도시장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면 하반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기계는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8400억 원, 영업이익 500억 원을 거뒀다고 24일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2018년 2분기보다 매출은 9%, 영업이익은 33%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