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KDB인베스트먼트가 올해 안에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두 번째 자산을 넘겨받을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어느 회사가 KDB인베스트먼트에 넘어갈지를 놓고 시선이 몰린다.
현재 STX조선해양이나 한진중공업 등이 꼽히는데 이 조선사들의 매각작업이 시작되면 중형 조선사들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도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가 올해 안에 한진중공업이나 STX조선해양 등을 편입할 가능성이 나온다.
현재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 지분 35.58%, 한진중공업 지분 16.14%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진중공업은 최근 채권단이 삼일회계법인을 실사 자문사로 선정하는 등 매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STX조선해양도 매각에 대비하기 위해 정상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이 조선사들을 넘겨받은 뒤 국내 중형 조선업계의 산업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 5대 중형 조선사(한진중공업·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대한조선·대선조선) 경영권은 모두 국책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대한조선을, 한국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 성동조선해양을 각각 맡고 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빅3 체제가 빅2로 전환되듯 중형 조선사도 조선업 재편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특히 최근 중국 중형 조선사들이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중형 조선사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부가 대형 조선사 지원에만 매몰돼 중형 조선사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들은 시황 회복과 함께 정부 주도의 대형 인수합병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중형 조선사들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중형 조선사 5곳은 올해 1분기에 모두 합쳐 4척의 선박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대로 8개 조선사를 하나로 묶는 방안은 현실성이 높지 않다.
그동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관리하는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대한조선, 대선조선, 성동조선해양 등 5개 조선사와 유암코가 관리하는 오리엔탈정공, STX엔진, 삼강S&C 등 3개 조선 관련회사를 하나로 통폐합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그러나 8개 회사가 곳곳에 떨어져 있고 통합에 따른 시너지가 분명하지 않은 데다 노조의 반발 역시 불 보듯 뻔해 이런 방안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중형 조선사 5곳의 합종연횡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합병설이 떠오르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8개 조선사를 하나로 합치는 방안보다는 사업부별로 쪼개고 묶어서 매각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성동조선해양 매각이 여러 차례 무산된 데서 알 수 있듯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중형 조선사는 개별적으로는 매물로서 가치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로 16일 공식 출범했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하반기에 2호 자산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