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냉동컨테이너 경쟁력을 높여 성장하는 콜드체인시장에서 수익성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19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물류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콜드체인시스템은 현대상선 수익성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 배재훈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
콜드체인시스템은 농산물 등의 신선식품의 운송 과정에서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해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신선식품은 배송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항공운송을 통해 유통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냉동컨테이너 기술의 발달로 해상운송에도 콜드체인 바람이 불고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냉동컨테이너는 컨테이너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운송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줘야하기 때문에 운임이 일반 컨테이너 운임보다 평균 30~40% 비싸다”며 “대형선사들의 치킨게임으로 해운 운임이 낮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냉동컨테이너 운송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매력적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사물인터넷(IoT)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콜드체인시장의 성장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을 냉동컨테이너에 접목하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이 냉동컨테이너와 합쳐지면 기존에 배 안에서만 확인이 가능했던 냉동컨테이너 내부 온도, 화물의 상태 등을 세계 어디에서나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관리가 쉬워질 뿐 아니라 화주가 화물상태를 점검하기도 쉬워진다.
냉동컨테이너를 이용하는 화주는 화물의 상태에 매우 예민하다. 신선도 유지가 생명으로 절대 부패해서는 안되는 화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사물인터넷과 냉동컨테이너의 접목은 화주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로 상당한 강점이 될 수 있다.
현대상선은 2017년 8월 사물인터넷과 냉동컨테이너를 결합하는 서비스의 시범운영을 마쳤다. 현대상선은 2020년까지 이 서비스를 정식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현대상선은 내부 온도가 영하 60도까지 내려가는 울트라 프리저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일반 냉동컨테이너의 내부 온도는 영하 35~40도 수준이다.
울트라 프리저서비스를 이용하면 그동안 주로 항공운송을 통해 수송됐던 고수익 화물을 바닷길로 운송할 수 있다. 울트라 프리저서비스의 운임은 일반컨테이너 운임의 4배에서 8배 수준이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현재 울트라 프리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원양 컨테이너선사는 머스크, CMA CGM, 현대상선, SM상선 뿐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울트라 프리저서비스를 이용하는 화물이 유럽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유럽 노선을 서비스하는 선사들이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현대상선이 2020년부터 얼라이언스와 함께 유럽 노선에 힘을 주기 시작할 때 울트라 프리저서비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총 5만 TEU 분량의 냉동컨테이너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5천 TEU 분량의 냉동컨테이너를 추가로 발주해 놓은 상태며 발주분량은 올해 안으로 모두 출고된다.
현대상선이 2018년 한 해 동안 처리한 냉동컨테이너 물동량은 21만1천 TEU로 전체의 4.7%에 불과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냉동컨테이너로 벌어들인 매출은 약 2억5천만 달러로 현대상선 전체 매출의 12%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