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조 외환은행장이 개인 상대의 소매금융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 행장은 외환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을 높여 대기업 대출에 따른 손실 위험성을 줄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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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조 외환은행장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올해 들어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의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행장은 최근 “외환은행은 올해 개인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영업력도 금융권 최고수준으로 올리려 한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지난 4월 직원 성과평가 기준에서 고객기반 점수를 지난해보다 10% 상향했다. 직원들이 고객을 더 많이 유치할수록 성과평가의 가중치가 높아지는 방식이다.
외환은행은 성장세가 빠른 개인형퇴직연금(IRP)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개인고객을 위한 상품을 다양화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개인형퇴직연금은 직장인이 은퇴 대비자금을 스스로 쌓거나 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을 적립한 뒤 55세 이후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받아서 쓰는 상품이다.
외환은행은 전통적으로 대기업을 상대로 한 대출과 무역지급보증 비중이 높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대기업 여신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경영실적이 부진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3651억 원을 냈다. 이는 2013년보다 17.8% 줄어든 것이다. 모뉴엘과 삼부토건 여신에서 손실을 입으면서 각각 682억 원과 308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이 반영됐다.
외환은행은 올해도 포스코플랜텍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약 717억 원으로 추산되는 여신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외환은행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대기업 대출을 15조3600억 원까지 줄이고 가계대출을 23조 원대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 전체의 대출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차원에서 대기업대출을 줄이고 가계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대기업에 15조9583억 원 규모의 자금을 빌려줬다. 지난해 1분기보다 약 10% 감소했다.
반면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22조5946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약 6.3% 늘었다.
김 행장은 “글로벌경기와 국내경기가 바뀔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대기업대출 비중을 올리면 잠재위험성(리스크)도 함께 커진다”며 “대출자산의 균형을 맞추고 영업구조를 질적으로 바꾸려면 가계대출 등 우량자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