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상장회사의 상당수가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규모 상위 10대 그룹의 96개 상장사 가운데 16개 회사에서 외국인 지분 보유율이 총수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지분(보통주 기준)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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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운데)가 '2015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삼성그룹의 경우 18개 상장사 가운데 6곳이 외국인이 총수나 계열사 등 관계인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지분구조를 지닌 회사가 현대차그룹과 LG그룹, SK그룹의 경우 각각 3곳, GS그룹은 1곳 있었다.
각 그룹 지배구조나 사업구조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은 회사일수록 외국인 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의 경우 이건희 회장 일가족과 계열사 등 총수 우호지분이 29.57%인데 반해 외국인 보유지분은 51.82%이나 됐다.
삼성물산도 총수와 계열사 등 우호지분 (19.63%)이 외국인 보유지분 (33.08%)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호텔신라와 삼성화재의 경우 더욱 심각했다.
호텔신라는 외국인 보유지분이 39.09%인데 반해 계열사 등 우호지분은 18.53%에 그쳤다. 삼성화재도 외국인 보유지분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51.37%에 이르렀는데 총수를 비롯해 우호지분을 다 합쳐도 30.94%에 머물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핵심 계열사 3곳은 정몽구 회장 일가족 등 총수일가와 계열사의 우호지분을 전부 합한것 보다 외국인 지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는 정몽구 회장 일가와 우호지분이 12.48%에 머물렀는데 외국은 지분은 무려 44.44%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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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경우 각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승계 문제가 달려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보유지분이 과도하게 높은 것이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이른바 ‘소버린 사태’ 등을 거친 뒤 최태원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추진해 SK그룹 전체 경영권은 안정돼 있다.
하지만 SK그룹의 중추역할을 담당하는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높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외국인 보유지분이 53.29%로 SK그룹 우호 지분 (21.09%)의 2배를 넘었다.
LG그룹은 LG화학과 LG상사, 실리콘웍스 등 3개사의 외국인 지분이 총수와 우호지분보다 많았으나 전반적 상황은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보다 좋았다.
이번 조사에서 삼성생명과 제일모직, SK, 롯데쇼핑, 두산 등은 총수와 우호지분이 50%를 웃돌아 외국인 지분율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일모직의 경우 총수 일가족과 우호지분을 합쳐 66.31%에 이르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외국인 지분율은 3.2%에 불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