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백석역 온수관 파열사고의 원인이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관리소홀에 있음을 뒷받침하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이 2일 발표한 열수송관 안전관리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는 온수관 누설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감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감시에 소홀했다.
▲ 2018년 12월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온수관 파열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
감시시스템은 온수관 보온재 내부에 감지선을 설치해 두고 누수 등으로 감지선이 끊어지면 이상 신호가 울리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지역난방공사는 특정 감시구간에서 이상신호가 발생했는데도 손상을 복구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 구간에서 감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 아예 미감시구간으로 분류해 감시를 포기했다.
올해 기준으로 모두 8623개 구간 가운데 26%에 해당하는 2245개 구간이 감시시스템으로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미감시구간으로 조사됐다.
1993년 이전에 온수관이 설치된 3919개 구간 중에서는 거의 절반인 1908곳이 상태 확인이 불가능했다.
난방공사는 2010년 온수관 중장기 유지관리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온수관 잔여수명 평가작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에 있는 전문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24개 샘플 중 11개 기대수명이 40년 이하로 나오고 일부 샘플은 2018년 이전에 수명이 종료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2012년 10월 담당 직원은 평가결과를 그대로 인용하지 않고 기대수명이 높게 나오도록 재산정했다. 그러고도 여전히 6개 샘플에서 기대수명이 40년 이하로 나오자 해당 샘플을 임의로 제외하고 나머지 샘플의 기대수명을 독일 연구소 평가결과인 것처럼 보고했다.
또 토목과 기계분야 경력이 없는 인력을 온수관 점검원으로 배치하고 장기사용 온수관 교체를 위한 구체적 이행계획도 제때 마련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백석역 온수관 파열사고 이후 국내 온수관의 안전성과 관리체계를 점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지역난방공사에 적절한 지도 및 감독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온수관 정기검사 결과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게 검사 주체와 누설 여부 판정 관련 규정을 개선하라고도 통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