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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아주기 흥행 이끌 복안 있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9-06-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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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아줄 수 있을까?

당초 산업은행이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유력 인수후보들이 대부분 손사래를 치고 있어 인수전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아주기 흥행 이끌 복안 있나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개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은 애경그룹 한 곳뿐이다.

다만 애경그룹은 이동걸 회장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눈에 차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에게 ‘돈 많고 능력 있는 새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명분으로 매각을 밀어붙였는데 애경그룹의 자금력을 놓고 의구심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경영능력 역시 물음표다.

애경그룹이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짧은 시간 안에 크게 키운 경험이 있긴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제주항공과 규모는 물론 경영전략 등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다른 점이 많아 애경그룹이 경영하기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에 앞서 아시아나항공 유력 인수후보로 거명된 기업은 SK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등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아직까지는 인수의사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정부가 주도하는 매각인 만큼 특혜 의혹이 불거질 수 있어 더욱 몸을 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인수의사를 명확하게 내비치지 않는 일은 흔한 일이다.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되기 직전까지 눈치싸움이 치열하며 접수가 완전히 끝난 뒤에야 비로소 참여한 기업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러나 SK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이 시너지 등을 이유로 인수전 참여를 부인한다는 점에서 볼 때 단순 연막작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애경그룹의 인수의사를 놓고 진정성이 없다는 말이 나오고 유력 인수후보로 거명되는 기업들이 자신들을 제발 인수후보에서 빼달라고 하는 등 아시아나항공과 얽히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며 “아직까지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아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인수전 흥행을 놓고 회의적 시각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돼도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한화그룹과 SK그룹은 최근 각각 주력사업과 새 먹거리로 점찍은 사업과 관련한 대형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500억 원에 미국의 항공엔진부품 전문기업 ‘이닥’을 인수했고 SK그룹은 1조2천억 원에 배터리동박업체 ‘KCFT’를 사들였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보통의 인수합병 때와 달리 복잡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데다 아시아나항공의 단기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 역시 인수전 흥행에 빨간 불이 켜진 이유로 꼽힌다.

특히 인수전이 한창 진행 중일 때 나올 2분기 실적이 인수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실적은 보통 8월 초에 발표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1분기에 항공화물과 IT부문 부진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반토막났다. 2분기 역시 환율과 유가 등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탓에 전망이 밝지 않다.

매각방식이 복잡해 인수자가 고려해야 할 게 한둘이 아니라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 매각(구주 매각)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신주 발행) 방식으로 이뤄진다.

인수후보는 가격을 제시할 때 구주 가격과 유상증자 규모를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 구주 가격을 높게 쓸수록 유상증자 규모는 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구주 매각을 통해 들어오는 돈이 금호산업 몫이 된다는 점에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숨은 승자가 됐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거나 기존 주인보다 자금력이나 경영능력이 부족한 기업이 새 주인으로 낙찰되면 매각을 밀어붙인 이동걸 회장의 입지도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박삼구 전 회장을 향한 압박강도를 높이면서 사실상 이번 매각 결정을 이끌어냈다. 박 전 회장 아래에 아시아나항공이 있는 한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산업은행이 인수전 흥행을 놓고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인수후보가 나오지 않을수록 가격은 내려가고 인수조건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기존 주인보다 더 좋은 주인을 찾아준다는 취지 자체가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인수전 참가를 부인해왔던 기업들이 막판에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크호스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호남지역의 대표기업인 만큼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하림그룹, SM그룹, 호반건설 등의 이름도 인수후보로 꾸준히 오르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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