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강남권 복합환승센터(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시공 발주도 가시화하고 있다.
강남권 복합환승센터는 올해 공공공사 최대어로 평가돼 대형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되는데 현대건설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시너지효과를 앞세워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이 나온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르면 8월 강남권 복합환승센터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지역발전본부 동남권사업과 관계자는 “입찰 이후 시공사 선정까지 법적 요건을 맞추는 데 4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계획된 연말 착공을 위해 8월에는 발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복합환승센터는 서울 영동대로 봉은사역과 삼성역 사이의 630m 구간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도시철도(위례신사), 지하철(2·9호선), 버스,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대규모 환승센터를 만드는 사업이다.
사업규모가 1조3천억 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이자 올해 공공공사 최대어로 공식 발주가 나면 대형 건설사의 치열한 수주전이 전망된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공공사 물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서울 강남지역에 들어서는 복합환승센터사업에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며 “사업규모는 물론 국내 최대 지하공간 개발사업이라는 상징성 측면에서도 많은 대형 건설사가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강남권 복합환승센터와 직접 연결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짓는 만큼 수주전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의 숙원사업으로 지난해 말 정부와 지자체가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연내 착공이 기대된다.
서울시는 강남권 복합환승센터사업을 2천억~3천억 원대 규모의 4개 공구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는데 현대건설은 2공구와 3공구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2공구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지하 부지(270m)를 개발하는 구간으로 현재 현대건설만 입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공구 설계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지하 설계와 연동될 수밖에 없는데 현대건설이 2공구 공사를 진행한다면 공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설계변경 같은 변수에 좀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3공구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오른쪽 끝부터 삼성역 앞까지 개발하는 구간으로 현대건설을 비롯해 SK건설, 쌍용건설, 두산건설 등이 입찰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공구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와 인접한 구간인 만큼 현대건설에 유리할 수 있다.
봉은사역부터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왼쪽 끝까지를 개발하는 1공구는 현재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이 입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도 현대건설과 함께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시공을 맡는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삼성역부터 휘문고교 사거리 구간을 개발하는 4공구를 제외하고 강남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의 나머지 3개 공구 입찰에 모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강남권 복합환승센터 수주전은 기술력에 높은 점수를 주는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현대건설은 최근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김포-파주고속도로 2공구’ 수주를 따내 지하공간 개발사업에 자신감도 붙었다.
▲ 강남권 복합환승센터 시설배치계획. <서울시> |
다만 다른 대형 건설사 역시 강남권 복합환승센터에 욕심을 내고 있는 만큼 현대건설이 안심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종 수주는 제안서의 전반적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뤄진다”며 “현대건설이 유리할 수 있지만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시공한다는 점이 환승센터 시공 경쟁력으로 바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남권 복합환승센터가 초대형 사업인 만큼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현대건설이 2공구에 단독입찰한다면 경쟁입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유찰되면서 사업 진행이 다른 공구보다 한참 더뎌질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강남권 복합환승센터 사업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발주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