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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이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HDC신라면세점 출범식에 참석해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입찰마감이 임박했다. 입찰 참여의사를 밝힌 대기업 7곳은 모두 카드를 공개하며 결전의 채비를 갖췄다.
서울 시내면세점 3곳 가운데 2곳은 대기업의 몫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손잡고 세운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을 유력후보 1순위로 꼽고 있다.
호텔신라는 현대산업개발과 합작해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뒤 주가가 16% 이상 올랐다.
호텔신라 주가는 29일 3%대 하락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최근 나흘 연속 주가가 뛴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호텔신라는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기대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27일 낸 호텔신라에 대한 보고서에서 HDC신라면세점을 강력한 1순위 후보로 꼽았다.
성 연구원은 “세계관세기구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기업 인증(AEO)을 국내에서 신라면세점만 보유하고 있어 경영관리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며 “용산은 강북과 강남을 오가는 데 편리하고 기차역, 지하철역과 동시에 연결돼 있어 입지도 좋다”고 평가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은 관광 문화 쇼핑을 밀접시킨 세계 최대규모 면세랜드를 만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며 “HDC 신라면세점 입찰 성공 가능성이 있고 장기실적 기대감도 존재한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HDC신라면세점은 일단 이번 입찰을 앞두고 규모 면에서 경쟁후보들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HDC신라면세점은 용산 아이파크몰에 롯데면세점 소공점 2배 수준인 2만7400㎡ 규모의 신규매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현대산업개발과 전격적으로 손을 잡으면서 입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한 것은 물론 과점논란에서도 한 발 비켜갈 수 있게 됐다.
HDC신라면세점이 여러 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특히 상당한 배점을 차지하는 상생평가에서 불리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뛰어든 경쟁회사들은 중소·중견기업들과 손을 잡았는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와 달리 현대산업개발과 연합군을 구성한 점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삼성가와 범현대가의 연대라는 점에서 재무건전성 등 경영능력에서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중소기업과 상생협력 측면에서 재벌끼리의 동맹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승리를 거머쥘 경우 삼성그룹 안에서도 경영입지를 다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고히 다진 상황에서 이 사장의 독자적 경영능력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이 사장이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 온 해외면세점사업과 함께 호텔신라의 면세점사업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