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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의 금리인상 발언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을 판단할 때마다 그때의 경제지표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26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옐런 의장이 올해 안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치는 발언을 했다”며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움직임과 자금의 흐름을 잘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22일 “올해 안의 어느 시점에는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높이기 위한 초기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며 “그때가 통화정책 정상화 절차를 시작하는 데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는 미국의 기준금리 격인 연방기금금리를 계속 0~0.25%로 유지하고 있다. 옐런 의장이 연방기금금리를 올해 안에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면서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이 사실상 결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총재는 이달 초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한국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상황을 주의깊게 살피면서 경제지표에 맞춘 통화정책을 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26일 간담회에서 옐런 의장이 이전에 말했던 ‘데이터에 의존한 통화정책’과 ‘회의할 때마다의 판단’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불확실성이 높을 때에는 새로 입수되는 경제지표가 우리의 성장전망에 맞는지 평가해야 한다”며 “그 경제지표들이 물가나 가계부채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경기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내수는 완만한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은 여전히 부진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5월 수출도 20일까지 들어온 지표에 따르면 4월과 비슷한 감소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전체 명목국내총생산 대비 수출금액의 비중이 40%일 정도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출부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며 “최근 수출부진에 중국의 성장 둔화와 엔화약세 등 단기간에 해소되기 힘든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다만 “소비자심리지수가 소폭이기는 하지만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 다행이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지난 4월보다 1포인트 오르며 2개월 연속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날 경제동향간담회에는 이 총재 외에 김경환 국토연구원장,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김진일 고려대학교 교수, 한동현 서울대학교 교수, 유길상 한국고용정보원장,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