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 정부의 제재로 삼성전자가 유럽과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주요 스마트폰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국이나 화웨이의 영향력이 미미한 미국과 인도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수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9일 "미국을 포함한 세계 IT기업과 화웨이의 거래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세계 소비자들이 화웨이 스마트폰을 구매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구글이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지원을 제한하기로 한 데 이어 대만 등 세계 기업이 미국 정부의 제재를 의식해 화웨이와 거래를 지속하는 일을 꺼리고 있다.
화웨이가 스마트폰 출시와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김 연구원은 특히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거센 추격을 받던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 스마트폰 수요를 대체하며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이런 시장에서 주로 판매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화웨이 스마트폰과 비슷한 가격대인 만큼 두 회사가 직접적 경쟁상대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한 세계시장에서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30%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출하량 감소분을 만회하면서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성과를 볼 공산이 크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 미국시장에서 화웨이 제재에 따른 삼성전자의 수혜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이 1~2% 수준에 불과해 화웨이 스마트폰 수요가 다른 중국 스마트폰업체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세계시장 공략이 어려워진 만큼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역량을 더 집중할 수도 있다.
인도와 미국 스마트폰시장은 화웨이의 점유율이 원래 높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지 않다.
김 연구원은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연간 2379만 대 정도 줄어들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상당 부분의 수요를 흡수하면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아직 불확실성과 많은 변수를 안고 있는 만큼 지금 시점에서 삼성전자의 수혜 가능성을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