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 |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이 한솔제지를 글로벌 톱20 종이소재기업으로 만들려고 한다.
한솔제지는 한솔그룹 지주회사체제 전환으로 그룹 지주사로서 부담을 벗고 제지사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장은 수익성 높은 특수지 비중을 높여 성장동력으로 삼으려고 한다.
한솔제지 주가는 19일 전일 대비 0.88% 소폭 오른 2만2900원을 기록했다. 한솔제지 주가는 올 초 재상장 이후 약 4개월 만에 35.9% 상승하며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한솔제지는 올해 1분기 개별기준으로 매출 3414억 원, 영업이익 22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57.9% 늘었다.
1분기 순이익은 112억5천만 원으로 182.5%나 증가했다. 시장전망치를 넘어 5분기 만에 최대실적이다.
한솔제지가 좋은 실적을 낸 이유로 지주사 부담 해소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한솔제지는 1분기 실적에 대해 “제지사업 본연에 집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한솔개발 유상증자에 참여해 90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지주사로서 계열사 지원 부담이 적지 않았다. 한솔아트원제지(289억 원)와 한솔테크닉스(71억 원)까지 유상증자 참여액만 126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한솔제지는 올해 1월1일 지주회사인 한솔홀딩스와 사업회사 한솔제지로 분할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솔제지가 사업부문에 집중함으로써 제지회사로서 가치가 재평가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솔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해 한솔제지의 계열사 지원부담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인쇄용지·산업용지부문 수익성 개선, 특수지부문 매출 증가로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 봤다. 이 연구원은 “한솔제지가 올해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77.5% 늘어나 실적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 2월 “한솔제지가 그동안의 계열사 지원부담을 덜었다”며 “제지사업을 본격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올해 세계 톱20 종이소재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사장은 “에너지와 펄프 등 신사업 진출보다 제지사업에 집중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
▲ 한솔제지 장항공장 <한솔EME 웹페이지> |
이 사장은 제지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수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려고 한다.
한솔제지의 사업비중은 현재 인쇄용지 45%, 산업용지 40%, 특수지 15% 정도다. 이 사장은 2020년까지 인쇄용지 비중을 전체의 3분의1 수준으로 낮추고 대신 특수지 비중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솔제지는 라벨·티켓용 감열지와 두껍고 가벼운 하이벌크지 등 특수지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2013년 장항공장 특수지 생산설비를 증설해 국내 1위, 세계 3위의 감열지 생산능력을 갖췄다.
한솔제지는 차별화한 특수지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솔제지는 1979년 업계 최초로 제지연구소를 설립해 제지 기술개발에 선도적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 업계 최다인 32명의 전문연구원들이 연구개발에 임하고 있으며 연구개발비 투자비중은 2010년 0.15%에서 지난해 0.27%로 높아졌다.
한솔제지는 특수지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솔제지는 2013년 유럽 최대 감열지 가공 및 유통회사인 덴마크의 샤데스를 인수해 국내 제지회사 최초로 유럽시장에 진출했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네덜란드시장 1위 라벨제조사인 텔롤도 인수했다.
이 사장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재무상태와 인수회사들의 내실안정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솔제지의 특수지사업 확대에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최준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한솔제지 특수지부문 매출이 20% 증가해 외형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훈 사장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와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를 나와 한국바스프 화학무역사업부 사장, 태광산업 대표이사를 거쳤다.
이 사장은 2012년 한솔제지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됐다. 이 사장은 제지업계 경험은 없었지만 화학업계에서 보여준 경영성과가 높이 평가받았다.
한솔그룹이 외부인사를 계열사 대표이사에 선임한 것은 이 사장이 처음이다. 한솔그룹의 모태이자 핵심계열사에 외부인사를 앉힌 것은 그만큼 이 사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11월 8990만 원에 한솔제지 자사주 1만 주(지분 0.02%)를 장내매수했다. 회사분할을 앞두고 대표이사로서 책임경영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사장이 보유한 지분은 회사분할 이후 한솔홀딩스 6209주, 한솔제지 3790주가 됐고 지분가치는 각각 2617만 원, 8679만 원으로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