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승차 거부 없는 택시 ‘웨이고블루’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서울시가 새로운 자체 택시호출서비스를 통해 승차거부 등 시민의 불편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5월 말 새로운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앱) ‘S택시’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서울시는 한 달여의 시범 운영기간을 거쳐 6월 말 S택시앱을 정식으로 출시할 계획을 세워뒀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승차거부’ 등 여러 문제를 놓고 사기업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공적 역할을 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S택시앱을 출시하게 됐다”며 “S택시앱 서비스 개발은 이미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택시가 사실상 택시호출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승객 골라 태우기’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문제들이 고쳐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의 해결을 위해 서비스를 고안한 것이지 시장 경쟁에 뛰어들려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에게 서울시의 택시호출서비스 ‘S택시’는 경쟁상대일 수밖에 없다.
카카오모빌리티가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웨이고블루’와 서울시의 ‘S택시’는 둘 다 목적지를 택시기사에게 노출하지 않는 방식을 통한 승차거부 없는 택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와 손잡고 카카오T 택시 플랫폼에 승차거부 없는 택시 서비스 웨이고블루를 추가했다.
웨이고블루는 택시 호출 때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는 자동배차 서비스를 제공한다. 승객이 택시를 호출했을 때 주변에 빈 차량이 있으면 무조건 배차되는 형식이다.
서울시의 택시호출서비스 S택시도 승객이 빈 택시를 잡아타는 오프라인의 방식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온 서비스다.
택시기사가 호출앱을 통해 들어오는 승객 정보를 보고 승객을 태울지 말지를 선택하는 기존의 택시호출서비스들과 달리 승객이 주변의 빈 택시 정보를 검색해 원하는 택시를 부르는 방식이다.
S택시앱도 카카오T 택시의 새로운 서비스 웨이고블루와 마찬가지로 승객이 입력한 목적지를 택시기사에게 노출하지 않는다.
다만 목적지가 시외인 때에는 예외적으로 택시기사에게도 목적지를 보여준다.
S택시앱은 서울시에 등록된 택시에 자동으로 설치된다는 점에서 SK텔레콤, 타다, 우버택시 등 카카오T 택시의 다른 경쟁앱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운전기사를 확보하는 것은 택시호출서비스의 기본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수적 요소다.
다만 카카오T 택시가 카카오 플랫폼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이미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S택시가 카카오T 택시의 점유율을 얼마나 뺏어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택시호출서비스는 이용자의 선택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자체 택시호출서비스 출시를 두고 모빌리티업계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경쟁에 뛰어들어 시장이 지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모빌리티업계의 한 관계자는 “택시 ‘승차 거부’가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은 ‘사납금제도’에 있다”며 “정부가 문제의 근본원인을 해결할 정책적 방안을 내놓지 않고 직접 경쟁에 나서는 것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