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가상화폐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간편결제 서비스시장 변화를 주도하게 될까?
페이스북은 세계 23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페이스북이 자체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결제서비스를 갖추게 되면 그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
12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자체 가상화폐를 개발해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 가상화폐 바탕의 송금, 결제서비스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은 2018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가상화폐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해왔고 최근에는 비자, 마스터카드를 비롯한 여러 금융회사들과 접촉해 가상화폐 바탕의 결제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 등 해외매체는 페이스북이 빠르면 2019년 3분기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가상화폐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미국 달러나 다른 국가의 법정화폐와 연동하는 방식의 ‘스테이블코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혹은 실물자산과 연동하기 때문에 일반 가상화폐와 다르게 하루 사이에 가치가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일이 거의 없다.
따라서 가상화폐가 생소하거나 가상화폐에 부정적 시각을 지닌 이용자도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결제서비스를 사용하는 데는 거부감이 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3월31일 기준으로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가 23억 8천만 명에 이른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현재 매월 세계에서 약 27억 명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등 페이스북의 패밀리앱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평균 21억 명 이상이 매일 페이스북의 패밀리앱 서비스 가운데 하나를 쓰고 있다.
페이스북의 가상화폐는 시작부터 광대한 잠재적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카카오의 사례를 봐도 플랫폼이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 기반은 엄청난 자산이다.
카카오의 간편결제 ‘카카오페이’는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의 영향력에 힘입어 빠르게 가입자를 늘려가며 짧은 기간에 간편결제 서비스시장의 강자로 올라섰다. 그 뒤 결제, 송금 등 기본적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전문 금융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페이스북의 자체 가상화폐 개발과 가상화폐 결제시스템에 가상화폐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블록체인 캐피탈의 투자파트너 스펜서 보가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가상화폐가 출시되면 가상화폐 사용자가 2~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아울러 비트코인 채택도 급격히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가상화폐 발행은 페이스북이 수익모델을 다각화하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페이스북은 현재 매출의 대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8년 4분기 169억1400만 달러의 매출을 냈는데 이 가운데 광고 매출이 166억4천만 달러였다.
페이스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익모델이 절실하다.
가상화폐 결제시스템은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등을 커머스 등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확장해나가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이미 미국에서 인스타그램에서 본 상품을 인스타그램 안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자체 결제 기능을 시험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한국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85%는 인스타그램에서 본 제품의 자세한 정보를 검색한 경험이 있고 63%는 연계된 브랜드 웹사이트를 방문했다. 또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35%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018년 초 페이스북을 통해 “2018년 목표는 페이스북의 단점 극복 및 시스템 개선”이라며 “이를 위해 가상화폐 등 신기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