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급과잉에 대응해 사실상 중단했던 낸드플래시 시설투자를 연말부터 재개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낸드플래시 평균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최근 1년 동안 가격이 쉬지 않고 하락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하지만 이 연구원은 올해 낸드플래시업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반도체기업들이 일제히 공급을 축소해 업황 악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고객사들의 수요도 크게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D램과 낸드플래시사업을 동시에 하는 기업에는 지금과 같은 시장상황이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D램사업을 하는 반도체기업은 낸드플래시에서 적자를 내더라도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도시바메모리와 웨스턴디지털과 같이 낸드플래시사업만 하는 기업들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도시바메모리와 웨스턴디지털이 낸드플래시 적자를 줄이기 위해 생산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축소하거나 출하량을 줄일 가능성이 높아 D램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과 그 이후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낸드플래시 시설투자를 4분기부터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메모리반도체에 증설 투자를 벌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32단과 48단 등 옛 공정기술을 사용하는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가동마저 중단하며 반도체 공급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말부터 낸드플래시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재고는 이미 최고 수준을 지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3분기부터 점차 수요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