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티볼리의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해 소형 SUV시장에서 최강자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8일 쌍용차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티볼리 부분변경모델이 출시된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회사는 물론 수입차업체들도 소형 SUV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대응전략이다.
2년 만에 새 모델을 선보이는 것인데 내부 인테리어와 외관 디자인을 바꾸는 데다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탑재로 성능까지 크게 개선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완전변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특히 3월 출시된 새 코란도에 탑재된 탑승객 하차 보조시스템, 지능형 주행 제어시스템 등을 추가해 노후화한 모델의 단점으로 꼽히는 안전사양을 높임으로써 소비자에 매력적 선택지로 다가갈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가 크게 바뀐다”며 “소형 SUV시장 경쟁이 뜨거운데 새 모델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내부에서는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그동안 시장의 반응에 빠르게 대처해 티볼리를 개선하며 높은 판매량을 꾸준히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새 부분변경모델을 놓고 소비자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쌍용차는 2015년 1월 티볼리를 처음 출시한 뒤 7월에 바로 디젤 수요를 포착해 디젤모델을 추가했다. 트렁크의 협소한 공간을 불만으로 삼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2016년 3월에는 몸집을 키운 티볼리에어를 내놨다.
2017년 5월 현대자동차의 코나라는 경쟁자가 시장에 출현했을 때에는 새 수요층을 공략하기 위해 두 달 뒤인 7월 범퍼 디자인을 과감하게 탈바꿈한 티볼리 아머를 내놨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소형 SUV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어 부분변경만으로 기존 판매량을 유지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2017년 5월 현대차의 코나가 출시된 뒤 티볼리의 소형 SUV시장 점유율이 급감하기도 했다.
티볼리는 2015년과 2016년 소형 SUV시장에서 54%에 이르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2017년 39.4%, 2018년 28.3%로 점유율이 가파르게 감소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기존 코나의 연식변경모델을 내놓을 뿐 아니라 코나보다 몸집이 작은 SUV 베뉴도 출시한다.
기아차는 코나보다 몸집이 좀 더 큰 SP를 출시하는데 티볼리의 가장 강력한 적수로 꼽히는 코나가 티볼리와 비교해 몸집이 작다는 불만을 들어온 만큼 코나보다 몸집이 큰 SP는 이런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친환경차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티볼리가 소형 SUV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지켜내는 데 위협적 요인이다. 쌍용차는 아직 전기차 개발 초기 단계로 상당 기간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1~4월 누적 판매량에서 경쟁 차량인 현대차 코나에 뒤처진 요인으로 전기차 부재가 꼽히는 만큼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쌍용차에 큰 약점이다.
티볼리는 올해 1~4월에 모두 1만3358대 판매됐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코나는 전기차 모델을 포함해 1만3524대 팔렸는데 이 가운데 6928대가 전기차다. 전기차를 제외하면 티볼리 판매량이 6700대가량 앞선다.
정부가 올해에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이어가는 데다 소비자 인식 변화로 친환경차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어 전기차 모델을 두지 않은 티볼리 판매량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코나는 전기차 모델 코나EV를 두고 있고 기아차는 전기차 니로를 판매하고 있다.
티볼리는 쌍용자동차가 2015년 출시한 소형 SUV다. 출시 첫 해인 2015년에 모두 4만5021대 팔리며 전체 소형 SUV시장 규모를 늘리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기업 5곳 판매량을 기준으로 소형 SUV 판매량은 2014년 2만8559대에서 2015년 8만23083대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