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8일 “미국 정부의 견제로 중국의 D램 반도체사업 진출이 보류됐다”며 “하지만 중국은 무역분쟁을 해결하면 언제든 사업을 재개하려 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미국은 중국과 무역분쟁을 벌이면서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장비와 부품 등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내렸다.
D램사업 진출을 준비중이던 중국 푸젠진화는 미국의 제재로 장비 수입이 어려워지고 대만과 기술 협력도 중단되면서 사실상 사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푸젠진화가 아직 반도체 관련된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는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에 6년 동안 2천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를 수입하겠다는 제안을 내놓는 등 무역 협상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황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과 무역분쟁이 해결된 이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D램 투자를 재개할 것”이라며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확신을 주기 위한 조치도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은 현재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들어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중국 반도체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을 취하하고 오히려 협력을 추진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과 중국이 모두 메모리반도체업계 선두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하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이 중국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고 기술을 일부 공유하면서 중국 정부의 투자 지원을 받는 등의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
황 연구원은 “미국 입장에서 중국의 자본을 사용하고 중국시장 진입이 쉬워진다면 한국 반도체 경쟁사와 맞서기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협력구도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D램시장에 반드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현지 반도체기업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더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황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사업에서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이 한국 반도체기업에 리스크로 꼽힌다”며 “중국이 적극적으로 미국과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