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생명보험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NH농협생명보험의 지급여력비율(RBC)이 2017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만큼 홍 사장이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생명보험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018년 말 기준 194.98%로 2017년 말보다 22.9%포인트, 직전 분기보다 11.75%포인트 하락했다.
NH농협생명보험 관계자는 “지난해 순손실로 이익잉여금이 줄면서 지급여력금액이 축소됐기 때문에 NH농협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생명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하락한 반면 전체 생명보험사들의 2018년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271.23%로 2017년 말에 비해 3.63%포인트 올랐다.
생명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선 결과다.
실적 개선을 통해 이익잉여금을 쌓아 재무 건전성 확보하는 방안은 보험업황 악화로 당분간 추진하기 힘들어 보인다.
NH농협생명보험은 2019년 1분기 순이익 6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4% 줄어든 수치다.
결국 NH농협금융지주의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발급 등을 통한 자본확충이 절실해 보인다.
NH농협생명보험은 2017년 2분기에도 자본확충을 위해 5천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2017년 2분기 지급여력비율은 218.34%로 높아졌다. 2017년 1분기 지급여력비율보다 30%포인트 이상을 높이면서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홍 사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본확충에 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고 매 시점 필요한 자본 규모를 파악해 금융지주와 협의할 계획"이라며 "필요하다면 후순위채 등 외부 조달을 비롯해 NH농협금융지주에 부담이 안 되는 선에서 일부 증자 등도 검토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사장이 자본확충을 무엇보다 우선 고려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 방안을 빠르게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나중에 새 회계기준 도입에 쫓겨 급하게 후순위채권 등을 발행하면 높은 자본조달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월 루마니아에서 열릴 세계보험협회연맹(GFIA) 총회에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1년 더 연기하면 자본확충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도 "회계기준과 지급여력제도를 동시에 변경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며 “금융당국이 보험업계가 감내할 수준을 감안해 새 제도를 운영하겠다고는 했지만 제도 도입에 있어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제도 도입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회사들은 2022년으로 예정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2023년으로 연기해야 한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 요청하고 있다"며 "하지만 요청이 받아들여질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