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중국에서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수주를 늘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고객기업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사업의 부진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자 고객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해 중국에서 캡티브마켓(전속시장)의 비중을 줄이고 현지기업에게서 내는 매출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핵심부품 수주목표를 통해 중국에서만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모두 8억5200만 달러의 새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새 고객기업을 확보하려는 노력뿐 아니라 합작법인(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통해 현지기업과 접점을 더욱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중국에서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한 핵심부품 수주 규모를 크게 늘렸다.
현대모비스가 2018년에 중국에서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확보한 핵심부품 수주금액은 7억3300만 달러로 2017년(2억8900만 달러)과 비교해 2.5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모비스가 중국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2017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이후 현재까지도 과거의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분기에 도매판매(판매법인이 딜러에 판매한 차량 집계) 기준으로 중국에서 자동차를 각각 13만1천 대, 8만5천 대 판매했다. 2018년 1분기보다 판매량이 현대차는 19.4% 급감했고 기아차는 0.8% 늘었다.
현재 추이대로라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합산 판매량이 80만 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과거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한창 잘나갔던 2012~2016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3분의 1 가량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 현지공장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유지하는데도 힘겨운 모습을 보이면서 5월부터 베이징1공장과 옌청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기존에 중국 현지에 위치한 8개의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대부분 현대차와 기아차에 납품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자 현대모비스의 실적도 덩달아 나빠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베이징1공장 가동 중단시점에 맞춰 인근에 위치한 베이징모비스 모듈1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아차 옌청1공장에 제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의 중국 현지공장 장쑤모비스 모듈1공장도 함께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로서는 막연하게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 회복을 기대하기보다는 독자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고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제품군을 앞세워 중국 현지기업과 해외 완성차기업의 비중을 늘리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18년 2분기에 중국 전기차기업인 BYD를 대상으로 종합기술교류회를 실시해 회사의 제품 로드맵과 신기술을 소개하며 적극적 소통에 나섰다.
이런 현지 친화형 소통전략을 통해 현재는 상해GM에 ICS와 주차브레이크를, 북경다임러와 광기피아트에는 IBS와 리어램프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1위인 중국 전기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차식 파킹브레이크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운전자 보조시스템 등 현대모비스의 핵심제품을 중국 현지 전기차기업을 대상으로 공급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