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을 내세운 KB국민은행 광고영상. |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들이 모두 20대 광고모델을 기용하며 젊은 이미지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형 은행들이 젊은 고객 잡기에 집중하고 있는 데다 20대 광고모델들도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를 쌓을 수 있는 은행 광고를 선호하고 있어 대형 은행이 젊은 광고모델을 기용하는 추세는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대형 은행 홍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대형 은행들이 광고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이미지는 신뢰에서 젊음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형 은행은 이런 추세에 맞춰 모두 20대 광고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신뢰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중년 배우 등을 선호하던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아이돌그룹 ‘워너원’의 뒤를 이어 배우 박보검씨를 광고모델로 정했다. KEB하나은행은 손흥민 선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와 광고 계약을 맺었다.
대형 은행들이 젊은 이미지에 집중하는 이유는 20~30대의 젊은 고객을 잡지 않고서는 소매금융을 확대하기 힘들어진 환경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은행 사이에서의 고객 이동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대포통장 문제로 새 통장을 만들기가 어려워진 데다 통합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의 발달로 거래은행을 바꾸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으로서는 대학생이나 새내기 직장인 등 신규 고객을 유치하지 못하면 소매금융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젊은 세대를 겨냥해 20대 광고모델을 기용한 대형 은행의 전략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사회관계망 서비스나 유튜브에서 홍보 효과가 두드러진다.
방탄소년단, 손흥민 선수를 내세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유튜브 광고는 모두 조회 수 1천만 회를 넘어섰고 블랙핑크가 나오는 우리은행 광고도 내놓은 지 약 2주 만에 조회 수가 250만 회에 이르렀다.
KB국민은행은 ‘KB X BTS’ 적금상품을 지난해에 출시하고 27만 좌 넘게 판매하기도 했다.
대형 은행들이 젊은 광고모델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못지 않게 대형 은행 광고모델이 얻는 이익이 많다는 시각도 있다.
대형 은행 광고모델을 맡게 되면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를 쌓을 수 있는 데다 모든 연령대에 존재감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형은행 광고는 다른 업계 광고보다 낮은 수준에서 광고비 계약이 체결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이 KB국민은행과 올해 재계약하면서 다른 업계에서 받는 계약금의 절반 수준의 금액으로 광고계약을 했다”며 “재계약인 점을 감안했겠지만 대형 은행 광고가 이미지 관리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형 은행들과 젊은 광고모델들이 손 잡고 시너지를 내면서 이런 추세가 금융권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의 방탄소년단에 이어 KB국민카드 광고모델로 아이돌그룹 ‘트와이스’를 기용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이돌 등 젊은 광고모델의 홍보효과가 확실해 모든 금융회사들이 이들의 기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들의 높은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금융회사부터 이런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