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hyunjulee@businesspost.co.kr2019-05-03 15: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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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가 외국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외화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한국물(KP)시장에 진출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해외투자를 통해 쌓아온 인지도와 신뢰를 바탕으로 외국인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수요를 이끌어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3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최근 6억 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화 사회적책임투자(SRI)채권 3년물과 선순위채권 5년물 동시 발행에 성공한 데 이어 앞으로 한국물(KP)사업 확대에 속도를 붙일 계획을 세워뒀다.
한국물(Korean Paper, KP)은 국내 기업, 금융기관 등이 해외에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국책은행, 국내 공기업들이 주로 발행해왔는데 최근에는 민간기업의 발행 규모가 늘면서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18년 발행된 외화채권의 규모는 약 350억 달러로 추산됐다. 2012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미국 달러화 사회적책임투자채권을 비롯해 외화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대우가 유일하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이 외화채권을 발행하지 않았던 이유는 외국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수요를 이끌어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미래에셋대우가 외화채권을 발행하고 높은 투자 수요를 이끌어낸 것은 그만큼 해외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놨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외국인투자자들을 유치하는 데 큰 역할을 한 해외법인을 적극 활용해 한국물사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중심지지원센터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해외법인 15곳과 해외사무소 3곳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법인들은 한국물에 투자하는 외국인투자자와 거래를 이어가며 투자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몇몇 해외법인들은 지난해 말 외국인투자자를 유치하는 역량을 높이기 위해 인력을 확충하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해외투자를 해오면서 외국인투자자에게 신뢰를 쌓아온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외화채권을 발행한 뒤 외국인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재무팀과 기업활동(IR)팀이 함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투자설명회를 열었다"며 "그동안 해외에서 인지도를 잘 쌓아놓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한국물(KP)시장에 진출한 지 1년도 되지 않았음에도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8년 11월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3억 달러 규모의 유로화 채권을 발행하고 발행물량보다 3배가량 높은 투자자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올해 2월에는 KDB산업은행이 발행하는 10억 달러 규모 글로벌 본드의 주관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 BNP파리바, 미즈호증권 등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들과 함께 채권의 발행과 판매를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이 다른 기관의 외화채권 발행 주관사로 선정돼도 ‘보조 주관사’로 참여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셋대우가 다른 기관의 외화채권 발행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맡은 것은 큰 발전이 아닐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는 앞서 구축해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한국물(KP)시장에서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며 "국내 증권사로는 독보적으로 입지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