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9-05-02 15: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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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필 CJ푸드빌 대표이사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하며 사업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정 대표는 투썸플레이스 매각자금으로 뚜레쥬르, 빕스, 계절밥상 등 10여 개 브랜드의 내실을 강화하는 한편 분리매각 등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 정성필 CJ푸드빌 대표이사.
2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정 대표는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함으로써 CJ푸드빌의 재무 건전성을 회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 대표는 4월30일 CJ푸드빌 자회사인 투썸플레이스 보유지분 45%를 매각해 2025억 원을 확보했다.
CJ푸드빌은 계속되는 적자로 현재 차입금이 3200억 원, 부채비율이 6500%에 이르는 등 재무상태가 상당히 악화돼 있다.
따라서 투썸플레이스 매각대금 2025억 원은 대부분 부채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 대표는 4월30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빕스, 뚜레쥬르 등 남은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 대표 이미 지난해부터 각 브랜드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2018년 한해 동안 빕스 매장 20곳과 계절밥상 매장 25곳의 문을 닫았다. 한 때 203개였던 중국 뚜레쥬르 매장은 올해 2월 기준 165개까지 줄었고 올해 3월에는 중국에서 빕스사업을 완전히 정리했다.
정 대표는 2018년 7월 CJ푸드빌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뒤 부진한 매장을 정리해 브랜드 체질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 대표는 CJ헬로비전과 CJCGV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CJ그룹의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구조조정을 통해 남은 브랜드들의 경쟁력을 높인 뒤 CJ푸드빌 매각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J그룹은 최근 CJ헬스케어와 CJ헬로를 매각하는 등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따라서 CJ푸드빌이 최근 외식경기 침체의 영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정 대표가 ‘CJ푸드빌을 좋은 가격에 매각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을 수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빕스 등의 브랜드를 투썸플레이스처럼 분리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CJ푸드빌은 2018년 2월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해 별도법인을 설립하면서 일부 지분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CJ푸드빌은 당시 기업분할을 통해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을 두고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결국 분할한지 1년2개월 만에 매각했다.
정 대표가 빕스나 뚜레쥬르를 별도법인으로 분리한다면 일부 지분을 매각해 CJ푸드빌의 재무구조를 추가로 개선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는 투썸플레이스처럼 완전매각을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적자가 지속되는 CJ푸드빌을 통매각하는 방안보다는 분리매각하는 것이 현실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식품을 주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CJ그룹이 외식사업을 담당하는 CJ푸드빌을 계속 안고 갈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으로 CJ프레시웨이는 전체 매출의 5.5%를 CJ푸드빌로부터 내고 있다. CJ푸드빌이 CJ제일제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적지 않다.
CJ푸드빌 관계자는 “CJ푸드빌 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투썸플레이스 매각은 CJ푸드빌의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다른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