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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SBS 오너 승계 시작부터 '소유와 경영 분리' 요구에 직면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9-05-0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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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479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민</a>, SBS 오너 승계 시작부터 '소유와 경영 분리' 요구에 직면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방송사 경영권을 승계받기가 쉽지 않다.

SBS에서 소유와 경영 분리가 논란이 된 것은 하루이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 그룹 회장에 오른 윤석민 회장이 맞닥뜨린 SBS 구성원들의 요구는 향후 SBS의 독립성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BS를 거느리고 있는 태영그룹의 윤석민 회장이 취임한 뒤 SBS 노조의 투쟁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SBS 노조는 윤 회장이 경영 개입을 중단하고 사과할 것을 주장하면서 법적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어 윤 회장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SBS 노사는 대주주인 SBS미디어홀딩스와 함께 2월 SBS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노조는 SBS의 수익이 SBS미디어홀딩스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번 합의를 통해 이러한 논란을 끝내고 수익구조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SBS 노사 합의는 윤 회장의 취임 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었다. 합의가 이뤄진 다음달인 3월25일 윤석민 회장이 부친 윤세영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태영그룹 회장으로 취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회장이 취임한 후 노조는 윤 회장이 수직계열화 합의는 물론 소유경영 분리 약속을 깨고 SBS를 장악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윤 회장 취임 직후인 3월28일 SBS 이사회에서 기존 전략기획실의 경영기획 기능과 자산개발 기능을 경영본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결정했다. 

노조는 SBS 독립경영체제에 기여한 최상재 전 전략기획실장은 보직을 해임하면서 윤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동희 경영본부장에게 힘을 실은 것으로 파악했다. 

노조는 윤 회장이 이미 장진호 SBS콘텐츠허브 이사회 의장 선임 등 SBS콘텐츠허브를 장악한 데 이어 SBS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봤다. 노조는 방송사 최초로 도입한 사장 임명동의제를 깨겠다는 일부 고위경영진의 발언도 비난했다.

박정훈 SBS 사장이 4월3일 담화문을 통해 “조직개편은 회사의 고유권한으로 전략기획실의 업무를 나누려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수긍하지 않았다. 이들은 4월4일 비대위 결의대회를 열어 윤 회장의 사과와 함께 박정훈 SBS 사장, 이동희 경영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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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노조 관계자가 1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민 회장 검찰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사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노조는 법적 수단을 동원해 압박에 나섰다.

4월17일 윤 회장과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25일에도 윤 회장과 박 사장을 고발했다. SBS과 계열사 부당거래로 사적 이익을 취했다는 배임 혐의를 들었다.

이런 노조의 주장에 SBS는 배임 행위나 임명동의제도 무력화 시도 등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박정훈 사장은 8일 “임기가 끝날 때까지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소유와 경영 분리를 지키기 위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노사 사이 약속을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윤 회장의 경영능력도 문제삼고 있다. 3월30일 발표된 부천영상문화사업단지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SBS와 호반건설 컨소시엄이 4개 참여자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고 탈락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윤 회장이 호반건설과 파트너십을 맺도록 유도했다며 “윤석민이 나서면 SBS는 망한다는 명제를 입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SBS는 전대 회장인 윤세영 명예회장 때부터 소유와 경영의 분리문제를 놓고 노사간 줄다리기를 반복해 왔다. 이번 갈등도 오너 세대교체기에 지배력을 확고히 하고자 하는 윤 회장과 방송의 독립성을 공고히 다지려는 구성원들의 기싸움으로 해석된다.

윤 명예회장은 1990년 국내 최초 민영방송인 SBS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를 맡아 직접 경영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2002년 윤 명예회장이 당시 SBSi 대표이사였던 윤석민 회장에게 태영건설 지분을 증여해 SBS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방송의 세습문제가 제기됐다.

2004년 방송위원회 재허가 심사에서 이 문제가 논란이 되자 윤 명예회장은 소유와 경영 분리를 선언했다. 윤석민 회장은 SBS 비상임이사에서 물러나고 윤 명예회장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윤 명예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유지하며 계속 SBS 경영에 참여했다.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은 것은 2011년이었다. 이미 SBS를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고 윤석민 회장이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SBS 이사회 의장 등을 맡아 경영을 책임진 뒤였다. 윤세영 명예회장도 2016년 SBS미디어홀딩스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윤세영 명예회장은 2017년 보도지침 논란이 불거지며 사퇴 요구에 직면하자 소유와 경영의 완전 분리를 다시 선언하면서 SBS미디어그룹 회장과 SBS미디어홀딩스 이사회 의장을 사임했다. 

윤석민 회장 역시 SBS 이사회 의장, SBS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SBS콘텐츠허브·SBS플러스 이사회 의장 등에서 모두 물러났다. 하지만 SBS미디어홀딩스 비상무이사는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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