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중도하차를 하면서 송도지역과 청라지역 주민들이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송도지역 주민들은 김 청장의 중도하차에 반발하고 청라지역 주민들은 반기고 있다.
28일 인천시와 인천시지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청장의 조기 사퇴가 알려지면서 송도지역과 청라지역의 주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김 청장은 임기를 1년5개월 남겨둔 상태에서 5월3일 퇴임식을 하고 사퇴한다.
김 청장의 중도하차를 놓고 청라지역과 송도지역의 여론이 갈리고 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은 청라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인 G-시티 사업이 표류하자 1년 전부터 청라가 송도에 비해 홀대를 받는다며 김 청장의 사퇴를 요구해 왔다.
10건이 넘는 온라인 시민청원을 쏟아내는 등
박남춘 인천시장을 압박했다. 이 가운데 시민청원 1건이 주민동의 3천 명을 넘어 박 시장이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박 시장은 1월 시민청원 답변에서 김 청장의 사퇴는 없다는 의견을 밝혀 청라지역 주민들이 반발 했는데 3개월 만에 김 청장이 사퇴하면서 이번에는 송도지역 주민들이 발끈했다.
‘올댓송도’를 비롯해 인천 송도국제도시 주민단체 연합회는 26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을 비판했다.
김성훈 올댓송도 대표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경질은 송도경제자유구역 사망선고와 같다”며 “송도의 각종 사업이 뿌리채 흔들리는 책임을 박 시장이 모두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 주민들은 송도국제도시를 수로와 호수로 연결하는 워터프론트사업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건립사업의 성공을 위해 김 청장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민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항의문서와 장미꽃 100송이를 시장실에 전달하기도 했다.
청라지역 주민들은 김 청장의 사퇴를 반기고 있다.
김 청장의 퇴진운동을 주도했던 청라지역 커뮤니티 청라총연합회는 5월1일 청라 개발과 관련한 현안 해결을 촉구하는 ‘상여집회’를 열기로 했다. 시청 또는 인천자유구역경제청 주변에서 영정사진과 관을 운구하는 퍼포먼스를 보인다.
송도 주민들은 청라지역 민원에 박 시장이 휘둘렸다고 보고 있고 청라 주민들은 송도 주민이 김 청장을 감싸는 것 자체가 그동안 청라가 소외를 받아왔다는 증거라며 온라인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올댓송도 온라인 카페에는 “청라총연에 경고하는데 까불지 마십시오”라며 “니들이 뭔데 송도에 간섭이야”라고 비난글이 올라왔다.
청라총연합회의 온라인 카페에는 “송도가 싸움하자고 하면 처절하게 싸움하자”, “주민단체 보고 까불지 말라고 경고한다니 무슨 맞짱 뜨자는 선전포고 같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김 청장의 중도하차 배경을 두고 인천시의 공식 의견은 나오지 않았지만 박 시장이 사실상 경질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시민 청원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김 청장의 사퇴를 반대했다가 청라지역 반발이 심해지자 김 청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시각이 있다.
박 시장은 시민청원 답변에서 “공직자 한 사람의 사퇴로 귀결된다면 소신 있는 공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말했지만 청라지역 주민들이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심해지자 결국 청라 주민들의 사퇴 요구를 반영한 셈이 됐다.
김 청장은 전임 시장인 유정복 전 시장 시절 공모를 통해 인천경제청장에 임명됐다.
김 청장 후임에는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인천연구원 등에 몸담고 일했던 2~3명의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박 시장의 동문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