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자산관리(WM)부문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많은 유동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고액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해 고액자산가 전용점포와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 삼성증권의 고액자산가 전담 점포인 SNI. <삼성증권> |
28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4월 초 문을 연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가 고액자산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는 미래에셋대우의 기존 지점인 신반포지점, 반포지점, 방배중앙지점, 교대역지점 등 4개 지점을 합쳐 만든 대형 점포다. 국내 최초로 ‘스마트 오피스’를 도입한 지점이기도 하다.
스마트오피스는 지정된 좌석에 앉아 고객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있는 곳으로 자유롭게 옮겨 다니며 고객과 소통하는 사무실 형태다. 고객들에게 ‘찾아가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는 투자금융(IB) 연계상품, 가업승계 컨설팅, 법인 투자자문관리 등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액자산가 고객을 늘리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투자자산관리센터는 개인금융, 기업금융, 투자자문 등 종합적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점포”라며 “늘어나는 자산관리 수요에 대응하고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자산관리부문은 투자금융(IB)부문과 함께 증권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거둔 자산관리 수수료수익은 2014년 7841억 원에서 2018년 9958억 원으로 최근 5년 동안 30%가량 늘어났다.
고액자산가가 증가하고 노후자금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증권업계는 앞으로 자산관리부문의 수요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총 급여액이 1억 원이 넘는 자산가들은 2013년 말 47만2천 명에서 2017년 말 71만9천 명으로 늘었으며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30억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초고액자산가도 2011년부터 연평균 16% 수준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고액자산가 모시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세운 ‘SNI(Samsung&Investment)를 전국의 모든 30억 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로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투자컨설팅팀을 SNI고객 전담 컨설팅조직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금융, 세무, 부동산, 투자금융, 글로벌 자산관리 전문가를 대폭 영입했다.
삼성증권은 가업승계 연구소도 별도로 만들어 고액자산가들에게 삼정회계법인, 삼일회계법인 등과 협업해 가업승계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메리츠종금증권도 5월 고액자산가(VVIP) 전용 자산관리(WM)센터 개점을 앞두고 있다. 이 센터는 10곳이 넘는 금융회사들의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PB)센터들이 위치해 있는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신설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그동안 투자금융부문을 키우는 데 집중해왔는데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센터를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지점을 새로 세우는 건 약 4년 만이다”라며 “이번에 문을 여는 센터가 좋은 성과를 보이면 고액자산가 전담센터의 추가 개설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