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9-04-28 15: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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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이 미국에 이어 유럽에도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수출할 시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은 나보타의 미국·유럽 유통 파트너인 에볼루스와 손잡고 ‘보톡스’의 아성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
28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자체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판매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26일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미간주름 적응증에 관해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전승호 사장은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의 허가승인 권고는 나보타의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 유효성을 재입증받은 결과”라며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의 최종 판매허가도 긍정적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약물사용자문위원회는 의약품에 관한 유효성, 안전성 등 과학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허가 여부를 논의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다.
집행위원회는 약물사용자문위원회의 권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판매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나보타가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받게 되면 대웅제약은 세계 보툴리눔 톡신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에 모두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나보타는 5월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시장은 앨러간의 보톡스가 80%의 점유율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나보타가 세계 보툴리눔 톡신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보톡스와 경쟁이 불가피한 셈이다.
대웅제약과 나보타의 미국, 유럽 판매권리를 보유한 에볼루스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나보타는 보톡스보다 약 30% 낮은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나보타사업본부장은 3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보타가 보톡스 대비 30% 인하된 가격에 출시된다면 미국 의사 가운데 62%가 기존 제품을 나보타로 교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미국 의사들에게 구매량에 따라 할인을 해주는 마케팅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는 나보타의 효능이 보톡스와 비교해 부족하지 않다는 점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나보타 전에도 입센의 ‘디스포트’, 멀츠의 ‘제오민’ 등 엘러간의 보톡스에 도전했던 보툴리툼 톡신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보톡스와 분자량이 달라 시술 용량이나 사용법이 달랐고 그 결과 보톡스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지 못했다.
반면 나보타는 보톡스와 동일한 분자구조여서 보톡스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 에볼루스는 올해 2월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콜에서 나보타가 임상3상 결과 보톡스와 비교해 효능과 부작용 등에서 동등성이 입증됐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에볼루스가 미용 적응증제품 판매에 특화된 기업이란 점도 나보타 판매 확대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에볼루스의 모회사인 ‘알페온’은 200명 이상의 미국미용성형학회 지도자들이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강력한 의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나보타의 가격 경쟁력과 함께 에볼루스의 네트워크 강점을 적극 활용하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볼루스는 미용 특화기업으로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사 대비 집중력에 차이가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보툴리눔 톡신 시술대상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나보타의 침투율 확대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