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위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다.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장위6구역을 품에 안지 못하면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대우건설의 위상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 대우건설, 장위6구역에서 후발주자 롯데건설의 추격 따돌릴까
서울 장위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2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를 진행한 데 이어 28일에는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원에서 2차 합동설명회와 함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연다.
장위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원은 모두 566명인데 19일 1차 합동설명회 당시 300여 명이 참석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인 만큼 28일 시공사 선정 총회에도 많은 조합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주전은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2파전으로 치러지는데 현재 양상은 대우건설을 롯데건설이 추격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장위6구역 재개발조합이 2018년 8월 삼성물산의 시공권을 취소한 뒤부터 이번 사업을 준비한 선발 주자이고 롯데건설은 올해 들어 수주전 참여를 결정한 후발 주자다.
대우건설은 오랜 기간 사업을 준비해온 만큼 장위6구역만을 위한 특화설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우건설은 외관특화, 조경특화, 필로티특화, 상가특화, 단위세대특화, 시스템특화 등 다양한 특화설계를 적용하는 데 더해 장위6구역에 장위뉴타운 최초의 스카이커뮤니티를 만들기로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장위뉴타운 최초로 아파트 최상층에 스카이커뮤니티를 만들어 우이천과 꿈의 숲,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특화설계를 통해 장위뉴타운의 랜드마크 단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사업 준비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만큼 특화설계 쪽에서는 다소 열세에 있지만 강북 롯데캐슬 벨트 구축, 롯데그룹을 뒤에 업은 자금력 등을 앞세워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길음뉴타운의 ‘길음 롯데캐슬클라시아’, 동대문의 ‘청량리역롯데캐슬 SKY-L65’과 함께 장위6구역을 통해 강북에 롯데캐슬 벨트를 구축할 때 생길 수 있는 브랜드 시너지 효과를 앞세워 조합원을 설득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장위6구역에 강북 최고의 명품아파트를 시공해 조합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라며 “강북 일대에 롯데캐슬 벨트를 구축해 확고한 선도기업의 면모를 다지겠다”고 말했다.
◆ 김형 사장에게 더욱 절실한 장위6구역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모두 장위6구역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 셈인데 현재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위상을 놓고 볼 때 이번 사업은
김형 사장에게 더욱 절실해 보인다.
▲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화면)이 3월28일 서울 강남구 모스스튜디오에서 리뉴얼한 푸르지오를 직접 소개하고 있다. <대우건설> |
김 사장은 지난해 6월 대우건설 대표에 올랐는데 지금껏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단 한 건의 성과도 올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위상이 크게 낮아졌다.
대우건설은 2018년 전국 3개 사업장에서 5천억 원 규모의 재건축재개발 수주를 따내는 데 그쳐 10대 건설사 가운데 9위에 올랐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도시정비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아 실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낮은 성과를 낸 셈이다.
대우건설은 2016년과 2017년만 해도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각각 2조 원과 3조 원에 육박하는 일감을 따내며 4위와 3위에 올랐는데 최근 1년 사이 위상이 크게 하락했다.
반면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2017년 2월 취임 이후 도시정비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건설은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2017년과 2018년 각각 1조9천억 원, 1조5천억 원의 일감을 확보하며 5위와 4위에 올랐다.
롯데건설은 최근 대림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4300억 원 규모의 인천 부평구 신촌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2018년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롯데건설이 8위, 대우건설이 4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우건설의 도시정비 수주시장 성적표는 더욱 초라해 보인다.
김 사장은 국내 주택사업 강화를 위해 3월 푸르지오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하고 TV광고를 진행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 사장이 장위6구역을 따낸다면 앞으로 이어질 서울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사업 등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장위6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25-55번지 일대를 지하3층~지상 최고 33층, 15개동, 1637세대의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3231억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