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D램 출하량 증가를 자제하고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줄이는 과감한 결단으로 메모리반도체업황 회복을 앞당기는 데 온힘을 쏟는다.
박성환 SK하이닉스 IR담당 상무는 25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메모리반도체 출하량 감소와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빠르다"며 "반도체시장의 하강국면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출하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보다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급과잉 완화를 위해 출하량 조절에 힘쓰기로 했다.
박 상무는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의 새 D램공장 가동을 시작하는 등 생산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전체 출하량은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D램 생산설비를 미세공정 중심으로 전환하는 투자를 지속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생산능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공급과잉이 더욱 심각한 낸드플래시사업에서 올해 반도체 원판(웨이퍼) 투입량을 지난해보다 약 10% 줄이는 적극적 감산계획도 내놓았다.
기존의 36단과 48단 3D낸드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는 한편 지난해 말 완공한 청주 M15 반도체공장의 가동도 예정보다 늦춰 출하량을 줄이는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업계 경쟁이 심화하면서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며 "2분기도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가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점차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업황 회복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SK하이닉스의 출하량도 줄어든다면 공급과잉이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되며 반도체 가격 상승을 이끄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8천억 원, 영업이익 1조4천억 원을 봤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2.3%, 영업이익은 68.7% 줄어든 수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돈 수준"이라며 "반도체업황 회복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