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2공항 건설을 둘러싼 일부 반대 여론에 주춤했다가 제주공항 포화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2공항을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4일 제주도와 제주지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원 지사는 제주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제주2공항 강행 의사를 굳힌 것으로 파악된다.
원 지사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제주공항의 포화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주2공항이 꼭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가 수용할 수 있는 한 해 적정 관광객은 2천만 명가량인 데 비해 현재 제주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연간 1500만 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적정 관광객과 제주도민의 공항 이용 등을 고려했을 때 왕복 기준으로 4500만 명의 공항 이용객을 수용하려면 제2공항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제주공항 이용객은 이미 2015년에 제주공항의 연간 수용능력인 2589만 명을 넘어섰다.
제주공항은 현재 2분마다 비행기 한 대가 뜨고 내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추석이나 설 연휴에는 1분43초에 한 대가 이착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실정 때문에 원 지사는 제주도민과 공항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제주2공항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제주도 관계자는 “성수기에는 비행기표가 없어 공무원들이 출장 가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제주 현지에서는 제주2공항 건설을 공론조사로 결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18일 제주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폐회사에서 원 지사에게 제주2공항 공론조사를 요구했다. 김 의장은 과잉관광으로 발생하는 환경파괴, 쓰레기 문제 등을 지적했다.
도의회 의장의 발언이기 때문에 원 지사가 무게감 있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시각이 있지만 의원총회나 당론을 통한 공식적 문제 제기가 아니고 개인적 소신발언이기 때문에 원 지사가 공론조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 지사는 “제주도가 요구해서 정부와 추진하는 사항인데 이제 와서 제주도가 제3자처럼 반대쪽에 서는 것은 일관성에 맞지 않는다”며 “여러 문제점을 모으고 풀어야지 제주도가 제주2공항 추진을 부정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2공항은 2015년 11월 제2공항 입지발표 뒤 사업 타당성 조사와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쳐 기본계획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공론조사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 사이에 제2공항을 건설하는 대신 현 제주공항을 확장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원 지사는 22일 유튜브 방송 ‘원더풀tv’에서 “현 제주공항에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하기 위해서는 공항 앞바다 수심 50미터를 메꿔야 한다”며 “도두봉을 깎아 콘크리트로 채워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미 공항을 둘러싸고 제주시가지가 꽉 들어차 있고 공항확장으로 늘어나는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 제주공항 확장 주장을 수용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하지만 제주2공항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공론조사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어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가 제주2공항을 추진하면서 반대하는 여론을 달래기 위해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