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후보로 유력하게 계속 거명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롯데카드 인수 의사를 접으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자금은 물론 그룹 역량을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마련했다.
22일 한화 우선주는 주가는 장 시작과 동시에 가격 제한폭인 4만9400원(30%)까지 오른 뒤 그 가격 그대로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한화 우선주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추진 소식이 전해진 15일 이후 6거래일 동안 4번의 상한가를 보였다.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19일 롯데카드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1조 원 이상의 현금여유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화그룹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는 2018년 말 기준 2조9445억 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 계열사와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비금융 계열사를 모두 연결기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하는 금융 계열사를 빼고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자금여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는데 조금은 빠듯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롯데카드 인수를 접으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을 그만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는 주식 매입과 이후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 안정화 등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모두 1조5천억~2조 원 가량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2015년 삼성그룹과 진행한 2조 원 규모의 화학·방산 빅딜(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인수) 작업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점도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인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 이후 3년 동안 방산과 항공분야의 계열사 합병, 사업양도 등을 진행했고 올해 초 비로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정점에 두는 방산 계열사 지배구조 체제를 완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493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했는데 증권업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동안 선제적으로 엔진 개발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만큼 앞으로 실적이 지속해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엔진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최근 3년 동안 지배구조 개편 과정을 통해 사업 안정성을 확보했기에 가능한 말이다.
삼성그룹에서 인수한 화학 계열사들은 이미 한화그룹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한화그룹이 인수한 이후 석유화학업계의 호황에 힘입어 최근 3년 연속 개별기준으로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로 변신했다.
한화토탈은 삼성토탈 시절이던 2014년과 2015년에는 개별기준으로 영업이익을 각각 1707억 원, 7951억 원 내는 데 그쳤다.
한화그룹에서 현재 개별기준으로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계열사는 한화토탈이 유일하다. 연결기준으로 봐도 1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리는 계열사는 한화와 한화토탈 둘 뿐이다.
한화종합화학 역시 한화그룹에 인수된 뒤 영업이익 규모가 2배 이상 늘었다.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개별기준으로 영업이익 4771억 원을 냈다. 한화종합화학은 삼성종합화학 시절이던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영업손실 420억 원, 영업이익 2237억 원을 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수전은 변수가 많은 만큼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최대한 상황을 바라보고 수익성과 위험요인을 검토한 뒤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할 당시에도 산업은행이 매각주관사 선정을 공식선언한 뒤부터 보름 이상 지난 4월17일 ‘한화 글로벌 경영 전략회의’를 통해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