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다음 회장을 놓고 여러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정부를 향해 업계의 목소리를 강하게 낼 수 있는 관료 출신이냐, 전문성을 갖춘 민간 출신이냐를 놓고 업계 안팎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다음 회장을 놓고 여러 사람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여신금융협회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오르내리는 사람은 최근 자리에서 물러난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이다.
정 전 사장은 2016년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3년 동안 하나카드를 이끌었다. KEB하나은행에서 리테일영업을 주로 담당하며 부행장을 지냈고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도 거쳤다.
특히 한 달 전까지 카드업계에 몸 담아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은 물론 카드업계의 전반적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대표적 영업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민간 출신이라는 점은 업계사정을 잘 안다는 장점도 있지만 최근 카드업계가 처한 상황에서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카드사들이 대형 가맹점과 벌인 수수료 협상에서 체면을 구기면서 다음 회장은 ‘낙하산 논란’을 감수하더라도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을 데려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신금용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덕수 회장은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민간 출신이다. 김 회장 이전까지는 대부분 기획재정부나 옛 금융감독위원회 출신의 경제관료 출신이 회장을 지냈다.
정 전 사장과 함께 이기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도 다음 회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 전 부원장보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을 거친 경제관료 출신이다.
공교롭게도 유력 후보로 거명되는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은 민간, 한 명은 관료 출신인 셈이다.
이 전 부원장보는 과거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을 잠시 지낸 경험도 있다. 2014년 4월 금감원을 떠나 여신금융협회장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7년 4월 물러났다. 이번에 회장에 오르면 2년여 만에 돌아오게 된다.
금감원에 오래 몸 담았던 만큼 여신금융협회의 입장을 금감원에 잘 전달하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과거에도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을 지냈던 탓에 관피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은 다소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신금융협회에 이미 기획재정부 출신인 오광만 전무가 있어 이 전 부원장보가 회장에 오르면 협회의 1인자와 2인자 자리를 모두 경제관료가 채우게 된다. 오광만 전무의 임기는 2021년 5월까지로 2년이나 남아있다.
여신금융협회는 과거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자 기존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대신 전무 자리를 신설했다. 직함은 전무지만 사실상 회장에 이어 2인자다.
그동안 금감원 출신이 여신금융협회에 많이 왔었다는 점 역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전 부원장보 외에도 한백현, 강상백, 백영수, 이상욱 등 역대 여신금융협회 부회장들은 모두 금감원 부원장보나 국장 등을 지냈다.
김덕수 회장의 임기는 6월15일 끝낸다.
여신금융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회장이 선출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카드사와 캐피탈사 사장단과 감사로 구성되며 모두 15명이다. 총회는 협회에 소속된 전체 회원사로 구성된다.
두 사람 외에
서준희 전 BC카드 사장,
박지우 전 KB캐피탈 사장의 이름도 회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서 전 사장은 삼성그룹 출신으로 2014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BC카드를 이끌었다. 박 전 사장은 2015년 3월 KB캐피탈 사장에 선임돼 지난해 말까지 이끌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