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모바일 카카오톡 채팅탭 광고상품을 내놓으면서 카카오톡의 수익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용자 노출빈도가 월등히 높은 채팅탭 광고상품은 카카오의 수익성 개선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여민수(왼쪽)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이사.
다만 개인 메신저 기능을 사용하면서 광고를 봐야하는 것을 두고 이용자들의 불만과 거부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는 5월 안에 모바일 카카오톡 채팅탭에 광고를 삽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5월 안에 베타 서비스 형태로 카카오톡 채팅탭 광고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광고의 형태를 비롯한 구체적 사항은 이용자들의 사용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으로 검토해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가 모바일 카카오톡 샵탭(#탭)과 더보기탭에서 배너광고를 하고 있는 만큼 채팅탭 광고도 배너광고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는 카카오가 새로운 카카오톡 광고상품에 힘입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성 개선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카카오톡 안에 본격적으로 광고를 도입하는 데 따라 큰 폭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메신저 바탕의 수익화를 본격화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가 이번 광고 도입을 통해 2019년 매출 386억 원, 2020년 매출 857억 원을 더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톡의 광고상품들은 4300만 명에 이르는 카카오톡 월간 이용자 수(MAU)를 다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카카오톡 광고상품은 카카오톡의 메가트래픽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범용광고’라는 점이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카카오톡 채팅탭 광고 도입을 두고 이용자들은 불만과 우려를 보이고 있다.
메신저 기능은 카카오톡의 핵심 서비스인 만큼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대부분 이용자의 사용자환경이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2일 주요 인터넷커뮤니티 관련 게시판에는 “아무리 광고수입이 쏠쏠하다지만 개인 메신저 채팅창에까지 광고를 넣는 건 좀..”, “이러다 유튜브레드처럼 결제하면 광고 안보인다고 유료버전 나오겠네”, “카카오톡 너무 무거워져서 콘텐츠 피로감이 심하다”, “좋아서 쓰다가 마지못해 쓰는 단계가 오면 사용자는 떨어져나갈 수밖에 없다”는 등 부정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오픈서베이 조사결과에서도 응답자의 44.5%가 카카오톡 채팅탭에 배너광고가 들어가면 ‘(카카오톡을) 사용하기 힘들만큼 불편할 것 같다’는 답변을 내놨다.
‘불편할 것 같긴 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는 32.4%, ‘있어도 별로 불편하지 않고 괜찮을 것 같다’는 8.5%, 특별한 의견이나 생각이 없다‘는 7.6%를 차지했다. ‘안정적 서비스와 회사수익 차원에서 동의한다’는 4.5%, 기타 의견은 2.2%였다.
오픈서베이 설문조사는 지디넷코리아 의뢰로 16일 오후 4시15분부터 5시41분까지 1889명에서 물어 500명으로부터 응답을 받은 결과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4.38%포인트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간편결제, 송금하기, 선물하기, 쇼핑, 검색 등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메신저앱 시장에서 카카오톡이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 이탈이 당장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카카오톡 수익화에 관한 이용자들의 반감은 앞으로 카카오톡에 금융 등 여러 분야의 서비스를 더해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카카오로서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카카오는 2010년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톡을 내놨다.
카카오톡은 문자 메시지가 유료이던 시절 무료 메신저앱으로 친목에서 업무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면서 이용자 기반을 쌓아왔다. 벤처기업이었던 카카오가 8조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앱 분석회사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 메신저앱부문에서 카카오톡의 사용시간 점유율은 94.4%에 이른다. 점유율 2위를 차지한 페이스북 메신저의 점유율은 1.8% 수준에 그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