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첫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에서 품질 불량이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하며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대응이 주목된다.
자칫하면 과거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며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와
고동진 사장의 입지에 모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뉴욕포스트는 18일 "삼성전자 갤럭시폴드가 출시 전부터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며 "2016년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에 이어 이번에도 당혹스러운 스마트폰 출시가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와 CNBC, 더버지 등 주요 외국언론 기자와 리뷰 전문가들은 갤럭시폴드의 정식 출시 전에 사용기를 쓰기 위해 받은 제품에서 화면 파손과 변형 등의 문제를 겪었다고 밝혔다.
갤럭시폴드를 사용한 지 며칠만에 화면이 파손되거나 깜빡이는 증상이 나타나 완전히 쓸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 출시를 앞두고 내구성 실험영상을 공개하며 갤럭시폴드가 20만 번 이상 접었다 펼쳐도 끄떡없는 높은 품질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외국언론은 삼성전자의 발표와 달리 며칠만에 스마트폰이 파손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갤럭시폴드의 품질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폴드 사용자들이 화면 보호막을 임의로 제거해 화면 불량이 나타난 것이라며 이런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정확하게 고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거했을 때 갤럭시폴드에 치명적 결함을 일으킬 수 있는 화면 보호막이 사용자가 쉽게 뗄 수 있는 구조로 제작되었다는 점은 삼성전자의 실수로 볼 수 있다.
더구나 CNBC 등 일부 외국언론은 보호막을 제거하지 않았는데도 화면 불량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면 보호막 제거로 생긴 문제 이외의 불량 문제는 제품을 수거한 뒤 정밀 분석을 통해 원인을 밝히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화면 불량문제가 갤럭시폴드의 설계상 결함 때문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CNN비즈니스는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의 영향에서 아직 회복 중인 상황인 만큼 갤럭시폴드에서 나타나는 모든 결함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2016년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서 배터리 발화사고가 발생하자 판매를 중단하고 결함을 수정해 출시했다. 이후에도 같은 사고가 재발하자 완전한 단종을 결정했다.
당시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은 스마트폰과 관련된 사업 실적에 큰 악영향을 받았고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중국 등 일부 시장에서 갤럭시노트7 사태 뒤 급감한 스마트폰 판매량을 반등시키지 못하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를 수습하고 스마트폰 품질 개선 절차를 대폭 강화한 뒤 외국언론을 통해 "천국에서 지옥을 오간 것과 같았다"고 소감을 털어놓은 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갤럭시폴드의 품질 논란 가능성이 불거진 만큼 고 사장은 발빠르게 원인을 파악해 논란을 수습하고 소비자들에 스마트폰 품질과 관련한 확신을 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고 사장은 2월 열린 출시 행사에서 갤럭시폴드가 10년 동안의 기술 역량을 집약한 제품이자 앞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10년을 책임질 중요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갤럭시폴드의 품질 논란이 더 확산되거나 결함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에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접는 스마트폰 기술력에서 삼성전자를 뛰어넘겠다고 장담하던 중국 화웨이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전자보다 우위에 서게 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IM부문장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고 사장의 입지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지난해까지 계속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도 문책성 인사가 실시될 수 있다는 업계의 관측과 달리 재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갤럭시폴드의 품질 논란이 확산된다면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된다.
더버지는 "갤럭시폴드는 삼성전자에 매우 중요한 제품인 만큼 초반부터 이런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삼성전자에 최악이 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정식 출시 때까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26일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에서 갤럭시폴드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 사장이 갤럭시폴드의 품질 결함 가능성과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시를 늦추고 검증절차를 강화하거나 내구성 강화를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삼성전자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갤럭시폴드의 출시일정에 변경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