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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톡톡] 박삼구가 아시아나항공 잃은 결정적 패착은 무엇인가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9-04-17 15: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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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기로 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15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기까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끊임없는 압박이 있었다. 이 배경에는 박 전 회장을 향한 강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채권단은 박 전 회장이나 박세창 사장이 계속 경영을 하는 한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동안 박 전 회장의 그룹 확장을 향한 욕심과 경영인으로서 판단 실수가 사태를 이렇게까지 키웠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삼구 전 회장은 어쩌다 불신의 오너가 된 것일까.
 
[CEO톡톡] 박삼구가 아시아나항공 잃은 결정적 패착은 무엇인가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조은아 기자, 윤휘종 기자

곽보현(이하 곽) :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 지경까지 온 걸까 궁금하네요. 이 결정이 이루어지기까지 채권단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최종구 위원장이 박 전 회장을 압박했다고 하는데, 무슨 말을 어떻게 했었나요.

조은아(이하 조) : 최 위원장은 “아시아나항공이 처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배구조 때문이다”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박삼구 전 회장이 예전에도 한번 퇴진했다가 복귀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러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며 박 전 회장의 복귀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습니다.

곽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어떤 이야기를 했었나요.

조 : 이 회장은 “박삼구 전 회장이 모든 것을 내려놓을 각오로 임해야 한다”면서 “채권단은 1원도 손실을 볼 수 없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곽 : 이게 무슨 뜻이죠. 두 사람은 정확히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건가요.

조 : 나가라는 이야기입니다. 박 전 회장이 회장과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그럼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상황이라면 달라지는 게 없다고 본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박 전 회장을 더 이상은 못 믿겠다는 겁니다.

곽 : 박 전 회장은 어느 정도로 경영을 못 했기에 이 정도로 불신을 받는 오너가 된 건가요.

윤휘종(이하 윤) :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 그룹 전체의 돈줄 역할을 하다가 허리가 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박 전 회장이 욕심을 부려서 그룹의 크기를 키우는 중에 그룹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아시아나항공이 많은 부담을 졌습니다.

곽 : 박 전 회장의 욕심이 과한 탓이군요.

윤 : 그룹의 덩치를 키우려고 2006년 대우건설(6조4천 억 원)을 2008년에 대한통운(4조1천억 원)을 인수했습니다. 이 두 기업을 인수하는 데에 10조 원이 넘는 돈이 들었습니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 총 자산이 13조 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큰 금액이었던 거죠.

곽 : 그 덕분에 재계순위 10위권 밖에서 7위까지 상승을 했죠. 그런데 그 돈은 어떻게 마련했나요.

윤 : 자기 돈으로만 할 수 없으니까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였습니다. 어느 정도의 가격을 보증해주는 풋백옵션까지 걸어서요. 재무적 투자자들의 돈뿐만 아니라 차입금도 있었죠. 이런 상태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떨어졌고, 결국 갚아야 할 돈이 4조 원이 됐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공중분해가 되고 맙니다.

곽 : 그 후엔 어떤 일이 일어났나요.

조 : 그룹 주인이 박삼구 전 회장에서 채권단으로 바뀝니다.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9년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는데요. 그 뒤 출자전환을 통해서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이 채권단 아래로 들어가게 됩니다. 박 전 회장은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고요.

곽 : 그런데 다시 복귀를 한 거군요.

조 : 물러난 지 15개월 만에 다시 회장으로 복귀를 합니다. 당시에는 지분도 전혀 없었고 주인도 아니었는데 그룹 회장 타이틀을 완벽하게 다시 차지합니다.

곽 :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조 : 일단 타이밍이 좋았습니다. 박 전 회장이 물러났을 때 박찬법 부회장이라는 전문경영인이 회장이 됐는데 건강상의 이유로 1년 만에 물러납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입장에서는 지금 워크아웃도 들어가고 힘든 상황에서 회장 자리가 공석이다. 우리에게는 회장이 필요하다는 명분이 생긴 거죠. 박삼구 전 회장도 마침 경영에 대한 의지를 엄청 강하게 보이고 있던 상황이고 

채권단 판단에도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다 그룹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낫지 않겠나 이런 판단이 적용되어서 박삼구 전 회장이 아주 자연스럽게 다시 회장으로 복귀합니다.

곽 : 지분은 언제 어떻게 회수했나요.

조 : 채권단이 공적적자금을 투입해서 힘들게 살려놓은 금호산업을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이용해서 아주 쉽게 되찾습니다.

곽 : 이렇게 해서 잘 들고 왔으면 잘 운영했으면 되는데 무엇이 더 문제가 돼서 이렇게 어려워진 거군요.

윤 : 그룹 재건 과정에서 또 돈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아시아나항공이 또 여기에서 돈줄 역할을 하면서 허리가 휜 거죠. 

거기에 항공기를 빌려 쓰다 보니까 리스비용이 발생하고 그리고 유가가 높으면 고유가 유류비 부담도 발생하고 그러다 보니 영업성과도 떨어지고 이런 것이 모두 겹치면서 지금 여기까지 온 겁니다.

곽 : 이래서 CEO의 무지, 무능은 범죄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무능력한 CEO가 욕심만 앞세워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군요.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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