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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설비 문제로 호황의 수혜 놓칠까 불안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04-12 16: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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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석유화학설비에서 문제가 잇따라 발생해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가 호황의 수혜를 놓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에쓰오일의 새 석유화학설비들은 가동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보수가 예정돼 있고 파라자일렌 생산설비는 정기보수 도중 결함이 발견돼 보수가 늘어지고 있다. 모두 호황을 맞고 있는 제품들을 생산하는 설비들이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5358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오스만 알 감디</a>, 에쓰오일 설비 문제로 호황의 수혜 놓칠까 불안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12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5월까지 새 석유화학설비와 파라자일렌 2공장의 정기보수가 진행된다.

새 석유화학 설비인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ODC)는 에쓰오일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1차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잔사유 고도화설비는 원유 정제를 거쳐 생산된 찌꺼기 기름(잔사유)을 활용해 황함량이 낮은 경질유나 올레핀족 화학제품인 프로필렌을 생산한다.

그런데 잔사유 고도화설비는 2018년 11월 처음 가동한 뒤로 빠르게 100% 가동률에 이르렀음에도 수익이 기대만큼 나지 않아 보수에 들어가기로 했다.

알 감디 CEO는 애가 탈 수밖에 없다. 잔사유 고도화설비의 주요 생산품인 휘발유는 수익성이 급격하게 개선되고 있는데 설비를 보수한다면 호황의 수혜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1월~2월 동안 5달러를 밑돌았던 휘발유-벙커씨유 스프레드(휘발유 가격에서 원재료 벙커씨유 가격을 뺀 것)는 3월 중순을 기점으로 급격히 확대돼 4월 현재 15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알 감디 CEO는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도 5월에 보수기간을 잡아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는 잔사유 고도화설비가 생산하는 프로필렌을 활용해 연 40만5천 톤의 폴리프로필렌과 연 30만 톤의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설비다. 잔사유 고도화설비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1월 가동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1월28일 에쓰오일은 2018년 4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의 가동률이 70% 수준이라며 점차 높여가겠다고 공언했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가동률은 크게 높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새 석유화학설비들의 수익성이나 가동률이 기대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나 설비 결함설은 사실이 아니며 가동 초기이기 때문에 설비 안정화를 위해 조정하는 단계일 뿐”이라며 “100% 가동 정상화를 위해 보수기간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알 감디 CEO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정유업황 개선의 수혜는 놓치지 않겠다는 판단 아래 늦기 전에 두 설비의 가동을 정상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함량을 규제해 올해 하반기부터 경질유 마진이 상승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잔사유 고도화설비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의 수익성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 감디 CEO는 옛 설비인 파라자일렌 2공장의 결함 해소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애초 파라자일렌 2공장은 올해 정기보수를 4월에 끝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보수 과정에서 설비 결함이 확인되자 알 감디 CEO는 보수기간을 5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전방산업 폴리에스터의 성수기인 6월까지 파라자일렌-고순도테레프탈산-폴리에스터로 이어지는 방향족 화학섬유체인의 제품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 알 감디 CEO는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화학시장 조사기관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4월 둘째 주(8일~12일) 파라자일렌은 톤당 평균 1019.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평균가격보다 10.2% 높은 가격이다.

파라자일렌은 에쓰오일의 화학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에쓰오일은 2018년 화학사업 영업이익의 71%인 2543억 원을 파라자일렌에서 냈다. 

알 감디 CEO가 설비들의 정상화를 통해 수익성을 회복한다면 장기적으로 에쓰오일이 2차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짊어지게 될 재무적 부담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에쓰오일은 2023년까지 5조 원을 들여 연 150만 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 분해설비와 새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를 짓는 프로젝트를 위해 9개월째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1차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위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조8천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 기간 에쓰오일의 부채비율은 100.3%에서 146.6%까지 높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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