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해외 IT공룡들의 클라우드시장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네이버와 KT 등도 경쟁력 확보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 구글도 한국 공공클라우드시장을 노리고 공략 채비를 갖추고 있다.
▲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10일 구글은 2020년 초 구글 클라우드플랫폼 서울리전을 개설한다고 밝혔다.
리전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개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해놓은 지역을 뜻한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이미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클라우드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구글도 같은 방식으로 서울리전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구글은 앞서 2018년 11월 LG유플러스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임대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LG유플러스의 평촌 메가센터, 가산디지털센터, LG유플러스 협력 중소 인터넷데이터센터 등 3곳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현재 삼성, 넷마블, 티몬, LGCNS 등 기업들을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고객으로 두고 있는데 한국에서 클라우드 서버를 직접 운영하면 보안과 서비스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 서울리전은 국내 구글 클라우드플랫폼 고객들에게 더욱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설”이라며 “구글은 전 세계 18개 리전에 첨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전문 운영지식을 갖추고 있고 한국 리전에서도 다른 구글 클라우드 리전과 동일하게 뛰어난 성능과 신뢰성, 보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각종 정보통신(IT) 자원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는 서비스다.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자원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리전 개설은 구글이 공공클라우드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정부나 기관 등 공공클라우드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국내에 서버 등 고정사업장을 둬야 한다.
키릴 트로핀 구글 클라우드 프로덕트 매니저는 블로그를 통해 “한국은 정보통신분야를 선도해왔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산업을 자랑한다”며 “구글은 구글 클라우드플랫폼 서울리전을 통해 더욱 다양한 고객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시장은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50%,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가 30%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해외 기업들이 한국 공공·금융클라우드시장도 선점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 기업 가운데는 네이버와 KT 정도가 인터넷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며 클라우드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고 NHN도 2019년부터 금융회사 등과 플랫폼 협업 등을 통해 금융 클라우드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네이버는 특히 공공클라우드 영역에서 여러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아직 존재감이 크지 않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을 통해 공공기관과 금융, 의료 등 정보의 중요도가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클라우드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며 “이런 영역의 데이터는 국내 기업이 지켜내야 하는 영역의 정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은 2018년 11월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클라우드사업의 규모가 작고 상황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국내 클라우드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글로벌기업들이 한국시장을 점령하고 글로벌기업들의 클라우드에 우리 기업, 정부, 공공기관의 데이터가 저장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 클라우드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