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재 채용공고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56개 분야에서 신입과 경력 직원들을 뽑고 있다.
특히 경력직 채용공고가 난 22개 분야는 모두 전략기획과 연구개발 등과 관련이 있다. 신사업 개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인공지능(AI) 전략 투자 등이 채용 분야다.
신사업 개발 채용공고를 보면 미국과 중국에서 미래 모빌리티 사업모델인 마스(Maas, 이동수단을 서비스로 소비한다는 개념)와 관련한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사업 운영체계를 구축하며 플랫폼을 개발·관리하는 직무를 맡을 직원을 뽑고 있다.
지원자격은 미국과 중국의 모빌리티시장과 혁신기술 트렌드에 높은 이해와 관심을 지닌 사람으로 최소 4년 이상 관련 경력을 쌓은 사람에 한정된다.
현대차그룹이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현대크래들’에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전략을 수행할 5~8년 이상의 경력직도 모집한다.
이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현대크래들에서 현지 스타트업과 협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이들과 함께 현대차그룹에 필요한 사업이나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업무 등을 맡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이 밖에도 △인공지능 분야 전략투자 △신기술 스카우팅(바이오, 뇌공학,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등 전략 지원분야의 신입·경력 직원들도 뽑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채용을 통해 찾고 있는 인재들은 그룹의 미래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인도를 방문해 회사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내걸었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5대 미래 혁신성장 분야로 모빌리티 서비스와 스마트시티, 에너지, 로봇, 인공지능 등을 꼽고 전담 부서 ‘전략기술본부’를 만드는 등 이를 육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이 지향하는 목표지점을 향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관련 실무경험을 지닌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확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마감된 채용 분야를 살펴봐도 재경 등 경영지원 조직보다는 연료전지 전극 개발과 수전해 시스템 개발, 사내 스타트업 육성,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 개발 등 연구개발과 전략기획 등에서 많은 인원을 확충하려는 노력이 확인된다.
현대차그룹은 새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하기 위해 직원 선발관행을 깨뜨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정기 공개채용’ 방식에서 각 현업부문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직무 중심의 ‘상시 공개채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자동차산업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미래 기술과 관련한 전문가들을 확충하려면 IT기업들이 개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많이 실시하는 ‘상시채용’이 새로운 인재 선발방식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 축인 수소차와 관련해서는 인재 선발의 문을 연중 내내 열어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시스템 설계 △연료전지 셀·스택 설계 △연료전지 시스템 설계 및 해석 △연료전지 시스템 제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 기획과 개발 △연료전지 시스템 평가와 스택 평가·진단기술 개발 등의 다양한 수소차 분야에서 경력직 직원들을 뽑고 있다.
수소차 관련 연구원들의 채용은 마감 시한도 없다. 다른 분야의 지원기간은 대체로 공고 뒤 2~3주씩 주어지는 것과 대비된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의 핵심·선행 연구소로 꼽히는 용인 마북연구소에 배치돼 ‘수소차 분야 퍼스트무버’로 도약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