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할 때 전세가격이 떨어져 제때 돌려주지 못하거나, 매매가격이 떨어지면서 팔아도 전세금을 다 돌려주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 전세’가 속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소장.
갭 투자는 매매가와 전세금의 차이를 이용해 투자하는 방법으로 최근 5~6년 간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꽤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투자방식이다.
가령 매매가격이 4억 원 하는 주택이 있을 때 전세가격이 3억 원이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액(갭)인 1억 원만 투자하는 방법이다.
서울 도심의 신축빌라는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격이 높아서 2천만~3천만 원의 갭 투자도 가능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갭 투자는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누릴 때는 문제없이 상당한 시세 차익도 가능하지만 부동산시장이 불황으로 접어들면 손해를 볼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투자방법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갭 투자의 선결과제는 결국 땅값이 꾸준히 상승하는 지역을 선택하는 데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땅값이 꾸준히 상승하는 곳은 도시개발이나 대규모 개발계획이 잡혀 있는 곳, 유동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곳,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곳 등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해 땅값이 꾸준히 상승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서울로 한정해 본다면 용산을 비롯해서 영등포, 여의도, 한양도성, 합정동, 망원동, 서교동, 강남, 연신내·불광, 신당동, 성수동, 청량리·왕십리, 창동·상계 등이 꼽힌다.
서울시는 ‘2030 서울플랜’에 의하여 서울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플랜에 따르면 앞으로 2030년까지 지가 상승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용산, 한양도성, 영등포·여의도, 강남, 청량리·왕십리, 연신내·불광, 창동·상계 순이다. 이 지역 중에서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용산, 영등포·여의도, 한양도성이 핵심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갭 투자를 한 투자자들은 부동산 침체가 심각하게 지속되지 않는 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서 얘기하는 이른바 ‘저수지 물 빠지기’와 ‘뱃살 빼기’ 이론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외곽에서부터 빠지기 시작해서 가장 마지막에 중앙이 빠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지기 시작한 요즘에는 서울 외곽, 그중에서도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에 갭 투자한 분들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미디어에서 떠드는 깡통전세도 경기도나 서울 외곽 지역에 한정돼 있지 서울 도심은 거의 항상 전세가 부족하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갭 투자는 소액으로 시세 차익을 달성할 수 있는 아주 매력적 투자방법이다. 전세가격이나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지역을 선택해서 잘 지은 신축 빌라에 투자하면 몇 년 지나지 않아 전세금을 올려 받아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다.
이 돈을 다시 갭 투자에 투자하면 머지않아 여러 채의 신축 빌라를 보유해서 상당한 시세차익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심이 커지고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을 염려해서 갭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하려는 사람들조차도 갭 투자금액이 커지면서 자금이 부족해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갭 투자의 적정 금액은 5천만 원 내외이나 요즘은 5천만 원으로 할 수 있는 물건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대규모 개발계획이나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의 갭 투자금액은 1억 원이 넘는다. 2~3년 전만 해도 강남의 갭 투자금액은 4천만~7천만 원이었으나 요즘은 1억 원 이하로는 투자하기 힘들다.
가장 주목받는 지역인 용산은 1억 원 내외였다가 요즘은 1억5천만 원을 줘도 갭 투자할 수 있는 물건 만나기가 어렵게 됐다. 영등포 일대는 아직 갭 투자금액이 5천만 원 내외이나 공급물량이 줄어 좋은 물건 만나기가 어렵다.
용산에도 1억 원 이하로 갭 투자를 할 수 있는 매물이 있다. 다만 좋은 물건은 빨리 소진되고 부동산업자들이 손님 봐가며 물건을 내놓기 때문에 뜨내기 손님으로는 만나기 힘들 뿐이다. 따라서 부동산업자나 컨설팅 전문가랑 좀 친해질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갭 투자 방법은 물건이 완성된 뒤 사러 다니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짓기 전에 사는 것이다.
업자들은 자금회전으로 볼 때 선분양을 선호하기 때문에 선분양을 할 때는 가격을 할인해주는 경향이 있다. 다만 완성된 물건을 보지 못하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믿을 만한 건축업자인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개발계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을 때는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개발계획 단계부터 투자자를 모으는 컨설팅업체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늘어난다. 통상적으로 신축 빌라를 분양하면 업자들의 수익률은 최소 30%에서 최대 50%라고 볼 수 있다. 땅을 기술적으로 싸게 살 수 있다면 수익률은 이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 했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수익률 높은 갭 투자를 찾아다니는 노력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을 때는 땅값이 비싸더라도 서울 도심에서 물건을 찾아야 한다. 빌라나 근생이 싫다고 해서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에서 아파트 찾다간 큰 손해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장인석은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사에 공채로 입사해 15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다. 퇴사 후 재건축 투자로 부동산에 입문, 투자와 개발을 병행하면서 칼럼 집필과 강의, 상담, 저술 등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2009년 7월부터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를 차려 착한투자를 위한 계몽에 열심이다. 네이버에 ‘착한부동산투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동산투자 성공방정식', '불황에도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전략', '재건축, 이게 답이다', '돈 나오지 않는 부동산 모두 버려라', '부자들만 아는 부동산 아이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