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국내외 사모펀드와 손잡고 신한금융그룹의 자본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모펀드들이 다양한 업종에 투자해본 경험이 있는 만큼 이런 노하우를 적극 받아들여 그룹의 투자 수익성을 높이려는 뜻으로 보인다.
31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조 회장은 그룹의 중심축을 은행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 투자와 안정적 자산운용 기조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의 투자로 옮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은행의 시각에서 벗어나 ‘투자의 야성’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신한금융 투자 관련 업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그룹 GIB(투자금융)사업부문장과 그룹 GMS(투자운용)사업부문장의 원소속이 신한금융투자에 있는 이유 역시 보수적 기조를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조 회장은 그룹내 투자 전문가와 실무진들이 한 곳에 모인 그룹 협업(매트릭스)체제가 안착한 만큼 사업 확장의 기회를 찾는 시선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흐름이 '거래를 주선하고 수수료를 받는 시장'에서 '투자를 하고 그 결실을 얻는 시장'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최초로 글로벌 사모펀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올해 국내 사모펀드인 IMMPE를 전략적·재무적 파트너로 맞이했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은 신한금융그룹의 일부 자산을 맡아서 운용하고 앞으로 자본시장에서 신한금융과 KKR의 협력사업을 넓혀가기로 했다.
IMMPE는 사외이사 추천 등으로 신한금융 경영에 참여하며 투자 및 자산운용에 관련된 조언을 제공하기로 했다.
사모펀드들은 다양한 업종에 투자경험이 있는 데다 일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수익성이 쫓는 경향이 짙은 만큼 신한금융그룹에 새로운 DNA를 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IMMPE와 협력을 통해 앞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강한 동력을 얻었다”며 “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업종의 투자경험을 보유한 IMMPE와 신한금융그룹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그룹의 투자부문과 관련해 옆에서 조언을 해줄 자산운용 전문가들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관료 출신이자 토종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를 세운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과 글로벌 투자금융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 스트래터지 대표가 올해부터 사외이사로 일하며 조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의 글로벌 자본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조 회장의 이런 작업들은 2017년 취임한 뒤 외부 전문가를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및 주요 보직에 앉히며 전문가 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오랫동안 엄격한 리스크 관리체계를 갖춰 ‘관리의 신한’으로도 불렸지만 이를 벗어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보수적 색채를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조 회장은 신년사에서 “익숙했던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핵심역량을 창조적으로 구축해 ‘강건한 신한’을 만들 것”이라며 “올해 신한의 모든 것을 완벽히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